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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7월 13일 18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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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에는 국제축구연맹(FIFA) 대표단 선수단 보도진 등 1만3000명이 참가한다. 한국과 일본 각 10개 도시 경기장에서 연인원 170만명이 직접 관람하고 연 600억명이 TV를 시청하는 국제 행사다.
10개 개최도시 경기장 중에서 어느 한곳이라도 경기 중에 폭탄테러 등 안전에 치명적인 불상사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할 것인가. 우리로서는 상상하기조차 싫은 상황이다.
북한은 86년 아시아경기 때는 김포공항 폭발사건과 휴전선에서 총격 도발을 했다. 88년 서울올림픽이 임박하자 미얀마해역 상공에서 KAL기를 폭파하고 서해에서 27동진호 납북과 31연진호를격침시키고 휴전선에서 총격도발을 저질렀다.
국제테러 조직이 세계 스포츠 행사를 방해한 테러사건을 보면 72년 뮌헨올림픽 때 이스라엘 선수 11명을 살해한 사건이 있다. 96년 미국 애틀랜타올림픽 때는 폭탄테러로 1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프랑스 월드컵 때는 ‘훌리건’ 등 과격 응원집단이 경기장에서 난동을 부렸다. 참가국 중 민족 이념 종교적 갈등을 갖고 있는 국가간의 충돌이 발생할 수도 있다.
한국은 88년 서울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그 당시 올림픽 안전을 위해 정부 시행령으로 안전대책기구를 편성해 국가적으로 지원했다. 정부는 국가안보 치안 경비 테러방지의 임무를 수행하는 내무부 법무부 국방부 등 17개 부처 행정기관장으로 안전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안전조정 통제본부를 편성해 경기장 경비대 등 16개 지대와 264개소의 현장안전본부를 지휘했다. 이러한 국가적 지원과 범국민적 호응이 올림픽을 뒷받침했다.
서울올림픽은 서울에서만 주로 경기가 치러졌으나 월드컵은 10개 도시에서 분산 개최되므로 안전에 더 많은 부담을 안고 있다. 또한 일본과 공동으로 개최되는 특성이 있다.
이번 월드컵을 지원하기 위해 97년 1월13일 법률 제5278호로 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지원법이 제정돼 있으므로 지금부터라도 이를 근거로 안전대책위원회와 안전대책통제본부를 구성해 대비해야 한다. 아울러 일본과 협의해 한일 공동안전 협력기구를 만들어 서로 정보를 교환함으로써 월드컵 안전에 더욱 만전을 기할 수 있을 것이다.
배대웅<2002년 월드컵조직위원회 자문위원·예비역 육군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