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 경기장①]결승전 후보 도시 日 요코하마

  • 입력 1999년 5월 25일 19시 30분


《21세기 첫 ‘꿈의 구연’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가 3년 앞으로 다가왔다. 한국과 일본이 공동개최하는 ‘새로운 세기, 최초의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한 양국의 준비는 어디까지 와 있을까. 본보는 일본 10개 도시 현지취재에 이어 한국의 10개 도시 순회취재를 통해 양국의 개최도시별 준비상황을 철저히 점검해 시리즈로 독자들에게 전달한다.》

◇요코하마

【요코하마는 도쿄에서 남쪽으로 약 30㎞에 위치해 있는 세계 굴지의 무역항이자 일본 제2의 도시.

면적 4백33.2㎢에 인구 3백30만여명. 가나가와현청도 이곳에 있다. 4만7천여명의 외국인 중에서는 재일교포가 1만5천여명으로 가장 많다.

1859년 개항이후 올해로 1백40주년. 항구를 통해 일찍부터 외국문물을 받아들여 지금도 개방적이고 국제감각이 넘치는 도시라는 평을 받고 있다.】

일본인에게 가장 잘 알려진 한국의 항구도시는 어디일까. 단연 부산이다. ‘돌아와요 부산항에’라는 노래가 일본에 소개돼 대 히트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국인에게 가장 잘 알려진 일본의 항구는 어딜까. 요코하마일 것이다. 이도 68년 발표된 ‘블루 라이트 요코하마’라는 노래를 통해서다. 물론 일본노래는 당시에도 금지곡. 그러나 이 노래는 경쾌한 리듬과 쉬운 멜로디로 70년대 한국대학가에서 큰 인기를 누렸다.

가사도 아름답다. ‘도시의 불빛이 너무나 아름다운 요코하마, 블루 라이트 요코하마, 당신과 둘이서 행복해요…’로 시작되는 이 노래를 통해 한국인은 요코하마라는 도시와 친숙해졌다.

이 요코하마가 이제 월드컵개최도시라는 또다른 이미지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요코하마는 일찌감치 경기장을 완성했다. 월드컵을 개최하는 일본내 10개 도시 중 오사카에 이어 두번째. 98년 3월에 문을 연 요코하마 국제종합경기장은 7만5백64명을 수용하는 일본 최대 규모의 잔디구장.

개장기념 첫 경기가 제4회 다이너스티컵 한일전이었다. 당일 악천후에도 불구하고 물빠짐이 너무 좋은 것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근린주차장까지 포함하면 8천7백여대를 주차할 수 있고 스테인리스 지붕이 관중석의 4분의 3을 덮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종합육상경기장으로서는 일본내 처음으로 2층식 구조를 채택, 많은 관객이 좀더 가깝고 편하게 경기를 볼 수 있도록 했다.

경기장내 스포츠 메디컬센터와 온수를 이용한 스포츠 커뮤니티 플라자를 만들어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이나 컨디션 조절에 도움을 주고 평상시에는 시민들에게 개방한다.

요코하마는 다른 조건도 비교적 잘 갖춰진 편이다. 현재 58개 호텔의 객실수는 8천7백개. 앞으로 3개의 호텔을 더 짓게 되면 객실이 거의 1만개에 육박한다.

교통도 좋다. 도쿄의 주요역과 신칸센, JR(일본철도) 게힌토호쿠센 도카이도센 요코스카센 도큐도요코센 등으로 거미줄처럼 연결돼 있다. 특히 도쿄역까지는 3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요코하마는 이같은 호조건을 무기로 더 큰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결승전을 요코하마에서 치르자는 것이다. 시청입구에 걸려있는 ‘결승전을 요코하마로 부르자’는 현수막이 이같은 의지를 표현하고 있다. 결승전개최는 사이타마현과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월드컵개최와 함께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총회와 국제방송센터(IBC) 및 메인 미디어 센터(MMC)도 요코하마가 유치하겠다고 나섰다.

앞으로 어떤 행사를 치르든 있는 시설을 이용하면 되기 때문에 목돈을 들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 요코하마의 강점. 따라서 앞으로는 소프트웨어 확충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시민들의 참여열기고조와 자원봉사모집, 각종 이벤트개최, 안전대책 수립 등이 남은 과제.

자원봉사자는 정보통신 수송서비스 안전대책 안내유도 등 15개 부문에서 모집할 계획. 현재 요코하마 국제종합경기장에서 일하는 자원봉사자가 8백25명이나 돼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한국에서 오는 관람객이나 선수 등을 돕기 위해 이미 한국민단 가나가와현지부에서 50명의 재일한국인을 자원봉사자로 확보해 놓고 있다.

요코하마가 이처럼 차질없이 준비를 하고 있는 데는 평상시 축구열기도 한몫하고 있다. 이곳은 일본프로축구(J리그)팀인 요코하마 F 마리노스의 본거지. 뿐만 아니다. 지난해 재정난으로 없어진 요코하마 후류게르스라는 팀을 축구팬들이 인수, 요코하마 FC라는 팀으로 재탄생시켰다.

후지다케 미노루 일본월드컵조직위 요코하마시지부장은 “월드컵의 문화적 기능을 살리기 위해 앞으로는 볼거리위주의 각종 이벤트를 창안하는데 힘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말했다.〈요코하마〓심규선특파원〉

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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