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음]민족사학자 한뫼 안호상 박사

  • 입력 1999년 2월 23일 07시 36분


한뫼 안호상박사는 홍익인간(弘益人間)을 우리나라 교육이념으로 정립한 민족사학자. 21일 97세로 타계한 안박사는 민족정기의 확립에 평생을 바친 선각자이자 지도자였다. 신채호(申采浩) 등 민족주의 사학자의 영향을 받아 민족사 체계화에 일생을 헌신했다.

고인은 일제시대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독립운동을 하던 중 29년 독일로 유학해 국립예나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해방 이후 서울대 고려대 경희대 교수를 역임하고 초대 참의원, 초대 문교부장관을 역임하면서 일제식민교육의 잔재를 청산하는데 힘썼다.

일제시대 대종교에 가입한 그는 92년부터 97년까지 대종교 총전교를 지내며 대종교를 민족종교로 성장시켰다. 95년에는 정부승인없이 방북해 파문을 불러일으켰다.

소설가 이광수(李光洙)와 교유하면서 여류시인 모윤숙(毛允淑)과 결혼하고 이혼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안병욱(安秉煜)숭실대명예교수는 “사상과 신념에 대해서 다른 말이 들릴지라도 옳다고 믿는 바를 시종일관 펼쳐나간 꼿꼿한 선비였다”고 회고했다. 국민훈장 모란장을 비롯해 독일정부 최고십자훈장, 일본학사회 특별상, 외솔상 학술공로부문상을 받았다.

〈허 엽기자〉h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