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월드]인텔 펜티엄Ⅲ칩 사생활 침해 논란

  • 입력 1999년 2월 18일 19시 54분


인텔사가 이달말 출시하는 펜티엄Ⅲ 칩이 인터넷 이용자의 사생활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논란이 일면서 소비자단체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미국 워싱턴에 있는 ‘전자 사생활 정보센터’ 등 소비자단체들은 최근 “펜티엄Ⅲ 칩이 인터넷 이용자의 신원을 노출하기 때문에 시판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미 연방공정거래위원회(FTC)에 판매금지조치를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이같은 논란은 펜티엄Ⅲ가 자체 일련번호를 인터넷 서버 운영업체에 자동적으로 송신함으로써 인터넷 이용자의 신원이 노출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제기됐다.

인텔사는 “인터넷 이용자의 신원을 확인하지 못할 경우 인터넷을 이용한 사기거래를 방지할 수 없다”며 안전한 전자상거래를 보장하기 위해 신기술을 채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이번 논란은 정보화시대에 개인의 사생활 보호와 안전한 전자상거래 중 어느 쪽이 더 중요한지에 대한 싸움인 셈. FTC는 “펜티엄Ⅲ 칩의 배포를 우리가 막을 수는 없다”고 밝혀 일단 인텔사의 승리가 예상된다.

인텔사는 펜티엄Ⅲ의 성공에 사운(社運)을 걸다시피하고 있다. 인텔사는 무엇보다도 컴퓨터 시장이 1천달러 이하의 저가 컴퓨터로 재편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인텔사는 특히 얼마전까지만 해도 안중에 없던 ADM사가 저렴한 마이크로 프로세스를 잇따라 내놓으면서 저가 컴퓨터시장을 공략하자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인텔사는 이에 따라 ‘펜티엄Ⅲ 칩은 비싼만큼 제값을 다한다’는 마케팅전략을 채택하고 펜티엄Ⅲ를 시장을 지켜주는 수호신으로 삼기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이희성기자〉lee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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