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편지]『마음의 문 열지 않았던것 죄송해요』

  • 입력 1998년 12월 10일 19시 20분


새어머니, 죄송합니다. 돌아가신 친어머니의 사랑을 잊지 못해 쉽게 마음을 열 수 없었습니다. 예전엔 이랬었는데… 하며 불평만 늘어놓는 딸이었죠.

그러나 당신의 헌신적인 사랑과 노력은 굳게 닫힌 저의 마음을 열게 했습니다. 지난번 친정에 갔을 때 아버지가 좋아하시는 음식을 따로 정성껏 담아놓은 옹기그릇을 보는 순간 여태껏 내가 잘못했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돌아가신 분만 연연해 할 게 아니라 지금 곁에 계신 분도 아버지를 모시고 있으니 마땅히 어머니라고 불렀어야 했는데….

어머니라고 한번 부르지도 않고 집에 갈 때면 으레 돌아가신 어머니 산소부터 찾아갔죠. 그래도 저의 두 손을 꼬옥 잡으시며 “그래. 그 감정 오래오래 간직하거라. 아버지 생각해서 자주 오는 큰애가 너무 자랑스럽다”하시는 당신의 짧은 말씀에 절로 고개가 숙여졌답니다. 정돈된 옷장이며 알뜰한 부엌살림, 항상 단정한 아버지 모습을 뵈올 때마다 고마움을 느꼈습니다. 가까이서 아버지를 돌봐드리지 못하는 죄책감에 항상 마음이 무거웠는데 그 자리를 당신께서 채워주시기에 올겨울은 더욱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앞으로는 어머니께서 마음편하게 사실수 있도록 잘 모시겠습니다. 어머니, 고맙습니다.

정 공 자(인천 계양구 효성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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