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저녁상]『영양솥밥 먹고 원기회복을』

  • 입력 1998년 11월 25일 19시 17분


95년4월 보람은행에 근무하는 남편(이승혁·32)은 서울 개포동지점 개점준비로 매일 새벽1,2시에 들어왔다. 신혼을 빼앗긴 김효정씨(31·서울 송파구 가락동). 속이 상했지만 남편 앞에서는 내색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약이 독하니까, 운전할 때는 드시지 마세요.” 김씨는 약사의 말을 떠올리며 감기약을 입에 털어놓고 잠자리에 들었다. 눈을 떠 보니 오전 6시. 남편은 곁에 없었고 김씨는 무서운 생각이 들어 와들와들 떨다 전화기에 10개의 메시지가 녹음돼 있는 것을 들었다. ‘재생’버튼을 누른 김씨. “효정아, 많이 피곤했구나. 초인종을 아무리 눌러도 못 듣고. 며칠만 있으면 다 끝나니까 조금만 더 참자. 메시지 들으면 차로 와서 나 좀 깨워줘.”

김씨는 아파트 주차장에서 맨발로 남편과 포옹했다.

‘안 졸리는 약으로 주세요’〓영양솥밥/콩조림/멸치볶음/미역무침/고등어조림/된장국/김치/3천원

〈나성엽기자〉news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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