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퇴직금 굴리기]장단기 금융상품 분산투자「현명」

  • 입력 1998년 11월 3일 19시 09분


《퇴직자들의 당면한 문제는 퇴직금을 어떻게 굴릴까 하는 것이다. 잘만 활용하면 생계비 해결은 물론 재산을 불려나가면서 창업 등 재기의 발판으로도 삼을 수 있다. 안정적인 ‘퇴직금 운용원칙’을 포인트별로 알아본다. 도움말 한미은행 이건홍과장(02―3455―2357∼9)》

▼금융상품 위주의 투자전략〓거액의 퇴직금을 손에 쥐게 되면 당장은 금융상품 주식 부동산 등이 투자수단으로 떠오른다. 경기가 극도로 침체해 있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주식 부동산은 일단 피하는 게 좋다. 주식이나 부동산 시장이 불투명해 나중에 돈이 필요할 때 회수하기가 곤란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이자율은 많이 떨어졌지만 우량 금융기관의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게 그나마 안전한 투자전략이다.

▼대출금 상환이 유리〓퇴직금을 굴리기 전에 부채가 있으면 정리하는 게 유리하다. 대출을 쓰면서 퇴직금을 예금상품에 예치하면 대출금리와 예금금리와의 차이로 손해를 보게 된다. 그러나 주택은행의 주택자금대출 등 금리가 낮은 대출은 집을 팔 때를 대비해 그대로 끼고 있는 편이 낫다.

▼생계비는 월이자지급식 상품으로 해결〓퇴직후에는 먼저 다달이 생계비가 얼마나 들어가는지 따져봐야 한다. 생계비가 산출되면 퇴직금으로 매월 이자를 받을 수 있도록 월이자지급식 상품에 가입한다. 이렇게 하지 않고 퇴직금의 일부를 매달 인출해 생활비로 쓴다면 이자율이 낮은(연 3%안팎) 요구불예금을 활용해야 하므로 이자손해가 크다.

대표적인 월이자지급식 금융상품으로는 세금우대가 가능한 월복리신탁과 실세연동정기예금이 있지만 금리가 바닥권인 현 시점에서는 배당률이 연 2%포인트나 높은 월복리신탁에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

▼장단기 상품에 분산투자〓퇴직금 전부를 장기상품에 예치했다가 갑자기 돈이 필요해 중도해지하게 되면 당초 약정이율보다 낮은 이율이 적용돼 손해를 보게 된다.

따라서 금융상품에 가입하기 전에 투자기간을 먼저 고려하는 것이 필수다. 그런 다음 투자기간에 맞는 금융상품을 고르면 된다. 이때 투자기간을 정하기 어려우면 장단기 상품에 골고루 분산투자하는 것도 한 방법.

기간별 최적의 금융상품을 추천하면 △1개월 미만은 시장금리부 수시입출식예금(MMDA) 머니마켓펀드(MMF) △1개월 이상은 실세연동정기예금 공사채형수익증권 △6개월 이상은 상호신용금고의 복리식 정기예금 △1년 이상은 신종적립신탁 △3년 이상은 비과세상품 등이다.

▼창업자금대출은 주거래은행을 활용〓만약 퇴직후 창업을 구상중이라면 예금금리 1%를 더받기 위해 이곳저곳 기웃거리는 것보다는 자금이 필요할 때 대출을 수월하게 받을 수 있는 금융기관을 찾는 게 훨씬 좋다.

창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정적인 자금조달이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주거래은행을 정해 퇴직금을 집중적으로 예치한다. 창업관련 통장이 있다면 활용한다. 그런 다음 신용카드 사용이나 공과금 납부 등 각종 거래를 통해 신용을 쌓아 나가면 창업자금을 대출받는데 유리하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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