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의 창]박기식/호주 경마대회는 「축제의 꽃」

  • 입력 1998년 10월 28일 19시 13분


매년 10월말이 되면 호주의 빅토리아주는 온통 축제분위기에 휩싸인다. 음악제 미술제 각종 공연 등 10월 내내 멜버른에서 열린 문화축제의 마지막 절정인 ‘멜버른 컵’경마대회가 11월 첫째주 화요일에 열리기 때문이다.

주정부는 이날을 공휴일로 정했으며 주민들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경기가 열리는 플레밍톤경마장에 직접 가거나 TV를 보면서 자기가 선택한 말을 응원한다. 필자는 처음에는 공휴일까지 지정하며 경마대회를 즐기는 모습이 이해가 되지 않았으나 작년에 이 행사를 처음 참관한뒤 생각이 달라졌다. 이 행사가 일부 사람만 참가하는 단순한 경마대회가 아니라 자연에 대한 호주인들의 사랑과 영국식 전통이 어우러진 전체 주민의 한마당 축제라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행사 1주일전부터 멜버른의 신문과 방송은 경마대회 얘기로 가득찬다. 어느 말이 우승 후보라는 얘기부터 경마회사 관계자의 인터뷰까지 대회 관련 기사가 신문 지면을 가득 메운다. 대회전날 저녁에는 주총독이 호주연방총리와 외교사절들을 초청해 축하연을 연다.

주이름부터 옛 영국여왕 이름을 본뜬 빅토리아주는 다른 주보다 영국 전통이 많이 남아 있는데 멜버른컵 대회도 이러한 전통 중 하나다. 이제는 대회가 세계적으로 알려져 마권이 호주는 물론 홍콩에서도 인기리에 판매된다고 한다. 한국도 멜버른 컵대회와 같이 지방의 특색있는 전통문화 행사를 키우고 국제화하는데 보다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박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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