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브라이드 클럽」정현경 팀장의 사례

  • 입력 1998년 10월 12일 22시 42분


누구도 실업의 위기로부터 안전하지 못한 것이 최근의 현실이다. 더욱이 몸담고 있는 회사가 문을 닫기라도 하면 실직자가 되는건 그야말로 순식간.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 미리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현재의 직장에서 하고 있는 일을 ‘미래의 자산’으로 만들 수만 있다면 직장을 가진 채 미래도 대비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결혼 컨설팅회사 ‘브라이드 클럽’(02―313―1911)의 정현경(鄭賢暻·여·26)팀장은 ‘준비된 실직자’의 전형.

결혼 전문 잡지사에 근무하면서 개인적으로 꾸준히 노하우와 자료를 축적한 덕택에 올해초 잡지사가 무기 휴간에 들어가면서 직장을 잃었지만 성공적으로 창업을 이뤄냈다.

대학 졸업후 1년 정도 광고회사에 다닌 정팀장은 작년 9월 결혼 정보를 전문으로 하는 S잡지사로 직장을 옮겼다. 취재와 기사작성이 본연의 업무였지만 부지런히 시야를 넓혔다. 그러다 생각해낸 것이 ‘브라이드 클럽’. 구독자를 대상으로 회원을 모집, 잡지에 실리지 않은 부분까지 결혼에 관한 일체의 정보를 서비스해주자는 취지였다.

“회원 가입 실적이 예상 외로 좋았습니다. 회원이 어느 정도 확보된 다음부터는 이걸 토대로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구상해 봤습니다.”

그러던 중 올해 5월 잡지가 휴간에 들어갔다. 정씨에게는 오히려 본격적인 사업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된 셈. 정씨는 “잡지사에 근무할 때 이미 확실한 ‘틈새’를 발견했기 때문에 주저없이 창업했다”고 말한다.

결혼을 준비하는 이들은 더 나은 조건을, 결혼 관련 업소들은 더 많은 소비자를 찾으려 애쓰지만 양쪽을 체계적으로 이어주는 ‘연결 고리’가 없었다는 것. 상호는 ‘브라이드 클럽’을 그대로 썼다.

미국에서 공부할 때 그쪽에서는 확고한 직업으로 자리잡은 결혼 컨설턴트의 활동을 눈여겨 봤던 것도 창업에 큰 바탕이 됐다.

잡지사 시절 확보한 1만여명의 회원이 든든한 자산이 됐음은 물론.가구 가전 예복 사진 예식장 등 결혼 관련 업체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

지금까지 ‘브라이드 클럽’을 이용해 결혼한 사람은 1백30여명. 회원들에게는 상담을 통해 예산에 맞도록 품목을 결정해주고 회원 업체를 통해 20∼50%의 할인 혜택을 주고 있다.

회원들에게는 회비나 수수료 등 일체의 경비를 받지 않는다. 거래 성사시 업체들로부터 받는 수수료로 회사를 운영한다.

정씨는 “이제 걸음마 단계지만 업체들에게는 확실한 홍보 매체로, 회원들에게는 ‘친정 어머니’같은 도우미로 자리잡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달 말경에는 좀더 폭 넓은 홍보를 위해 웹진을 창간할 예정.

〈금동근기자〉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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