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트럼]『우린 목욕탕이 싫어요』…사이클선수들의 고민

  • 입력 1998년 10월 12일 19시 29분


“노출은 정말 싫어요.”

98방콕아시아경기대회에 대비해 창원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사이클 국가대표 선수들이 최근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남모를 고민에 빠져 있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목욕탕에서 뜨거운 물에 몸을 풀어야 하는데 목욕탕 가기가 여간 곤혹스러운 일이 아니기 때문.

이 뿐만 아니라 이들은 여름에 실내수영장조차 가기를 꺼린다.

어쩔 수 없이 수영장에 가더라도 반바지형 수영복을 입지 삼각팬티형 수영복은 질색이다.

왜 그럴까.

사이클 선수는 좁은 공간에서 기록 경쟁을 하기 때문에 부딪쳐 넘어지는 경우가 많아 온몸이 상처 투성이인데다 곳곳에 수술자국이 선명하다.

또 평소 햇볕에 노출된 채 야외에서 훈련을 하기 때문에 반바지 유니폼 자국을 따라 피부색이 극과 극을 달린다.

때문에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이들의 벗은 몸을 보고는 종종 불한당으로 여기기 일쑤.

94히로시마 아시아경기 금메달리스트 조호성(24·당진군청)은 “선수들이 외모에 신경을 많이 쓰는 연령층인데다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아 그런 것 같다”며 “비인기종목의 설움이 바로 이런 것 아니겠느냐”고 의미심장한 한숨.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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