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이야기]주가도 「十日紅」…「영원한 상승」없다

  • 입력 1998년 9월 8일 19시 57분


달도 차면 기운다는 속담이 있다. 세상에서 영원한 것은 없다는 의미다. 이런 점에서 주식도 예외는 아니다.

일본 주식시장의 경우를 보자. 87년 직상장된 NTT(일본전신전화)의 주가는 80년대말 한창 오를 때 액면가 5만엔 짜리가 3백18만엔까지 치솟았다. 미국 달러화로 환산하면 2만 달러 수준으로 포드가 만든 자동차 한대 값과 맞먹었다. 그러나 그 후 주가가 하락해 지금은 NTT 주식 한주로 포드자동차의 엔진 하나도 사기 어려워졌다.

미국 주식시장도 마찬가지. 70년대초 고고(GO―GO)펀드라는 것이 유행했다. 몇몇 뮤추얼펀드가 특정 소형사 주식에 모든 자금을 투자해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는 펀드였다. 2년 정도는 성과가 좋아서 이전에 이름도 제대로 들어보지 못한 기업의 주가가 IBM 코카콜라 같은 미국의 최우량기업 주가를 넘어서기도 했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유행어를 만들기도 했던 고고펀드의 유행이 사라져버리자 해당기업 주가는 급락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떨까. 부동산 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던 90년경 서울 압구정동의 80평짜리 아파트 가격이 20억원을 호가했다. 당시 국내에서 처음으로 직상장된 케니상사 총 주식의 51%를 사는데 드는 돈은 19억원. 아파트 한채를 팔면 상장회사를 인수할 수 있었다. 그 후 부동산 가격은 폭락했다.

신물질개발 바람에 편승해 중소형주가 맹위를 떨치던 97년 여름에는 30개 중소기업의 시가 총액이 세계적 철강회사인 포항제철의 시가보다 많았다. 그러나 외환위기가 닥치자 중소형주는 몰락해 2개월만에 주가는 10분의1로 급락했다.

주가는 항상 극적인 순간에 역전되는 속성이 있다. 지금 바닥세인 주가가 상승할것으로 기대해도 될까.

이종우(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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