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김태동/「DJ노믹스」의 실천과제와 방향

  • 입력 1998년 9월 8일 19시 29분


최근 러시아의 모라토리엄(대외채무 지불유예) 선언을 계기로 신흥시장의 붕괴 가능성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경제는 환율 금리 주가 등 주요 경제변수들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외환위기를 겪고 있는 국가들과는 크게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정부가 그동안 추진해온 정책방향이 옳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김대중대통령은 당선된 날부터 외환보유고 확충과 외국인 투자유치 등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국민도 금모으기운동 등으로 적극 협력해 국제수지가 크게 개선됐다. 작년 12월18일 38억7천만달러에 불과하던 가용외환보유액이 3일에는 4백19억달러로 사상 최고수준으로 불어났다. 또한 구조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한국을 보는 외국의 눈을 크게 개선시켰다.

▼ 4대분야 전면적 개혁 ▼

DJ노믹스는 이러한 ‘국민의 정부’의 경제철학과 구조개혁과제를 집대성한 청사진이다. DJ노믹스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발전이라는 기본철학 제시로 출발한다.

민주주의는 국민의 참여를 전제로 법의 지배를 확립하고 정치권력의 자의적 간섭을 차단해 정경유착과 관치금융 등 경제질서를 근본적으로 왜곡하는 행위를 방지함으로써 시장경제의 발전을 돕는다. 동시에 시장경제는 개인의 능력과 노력에 따라 정당한 보상이 이루어지도록 함으로써 민주주의가 건실하게 발전하는데 필요한 물적 기반을 제공한다. 따라서 양자는 반드시 병행발전돼야 하며 따로 떼어 생각할 수 없다. DJ노믹스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발전을 통해 정경유착 관치금융 부정부패 도덕적해이 등 현 경제 위기의 원인을 제거하려는 믿음이요 철학인 것이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발전을 위해서는 경제정책 패러다임의 전면적인 전환과 경제질서의 근본적 개혁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정부 금융 기업 및 노동 등 4대 분야를 전면적으로 개혁해 나갈 것이다.

정부조직개편, 정부운영시스템 혁신, 공기업과 산하단체의 개혁 등을 통해 공공부문이 고객중심의 서비스체제를 갖추도록 생산성을 높여 나갈 것이다.

금융과 기업 구조조정도 계속 추진해 나갈 것이다. 금융의 경쟁력을 회복하도록 구조개혁을 적극 추진하고 금융기관의 부실채권은 자구노력을 전제조건으로 빠른 시일 안에 정리할 것이다.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등 재벌개혁도 5개항 합의를 토대로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노동시장은 노사정 합의를 토대로 활력이 넘치고 유연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개혁해 나갈 것이다. 기업의 고용조정이 가능토록 하는 것은 미국 영국 네덜란드 등 저실업국의 예를 볼 때 결국 노동자를 위해서도 올바른 방향이다.

이러한 자율과 효율의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저소득계층을 보호하고 실업대책도 충분히 세워 사회정의를 구현해 나갈 것이다. 또한 경쟁력있는 중소기업을 적극 지원해 대기업 구조조정과정에서 발생하는 실업을 흡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구조개혁과 함께 외환부족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외국인투자유치와 수출증대 노력도 강화할 것이다. 김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무역 및 투자진흥확대회의’를 분기별로 개최해 지속적으로 실적을 점검할 것이다.

국민의 정부는 출범 후 각종 시장을 활성화해왔다. 인수합병(M&A)시장 뮤추얼펀드(회사형투자신탁)시장 채권유통시장 국채시장 외국인토지시장이 다 새롭게 열린 것이다. 이런 시장활성화는 외국인투자를 위한 파이프라인 기능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결론적으로 DJ노믹스는 정치 경제적으로 우수한 제도를 만들어 각 경제 주체들이 합리적으로 행동해 나갈 수 있도록 하고, 그 결과에 합당하는 보상이 이루어지도록 함으로써 경제발전을 도모하고자 한다.

DJ노믹스는 우리가 위기를 극복하고 재도약을 가능하게 하는 기반일 뿐만 아니라 일본을 능가하는 선진국이 되도록 하는 첩경이라고 확신한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전후 독일의 질서자유주의, 영국의 대처주의와 같은 신자유주의 등이 우리 실정에 맞게 적절히 원용되고 있다.

▼ 여야-노사 협력해야 ▼

그러나 DJ노믹스는 반드시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 DJ노믹스가 성공해 우리국민이 희망을 되찾고 잘살기 위해서는 대내적으로 다음 세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첫째로 정치개혁과 여야협력이 이뤄져야 한다. 둘째로 재벌의 자발적 개혁, 특히 재벌총수의 각성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협조적 노사관계가 필요하다. 많은 국민이 ‘국민과 함께 내일을 연다’를 읽고 개혁과 협력의 필요성에 공감하기를 바란다.

김태동<대통령정책기획 수석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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