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건설사-협력업체, 어음-미분양아파트 교환 활기

  • 입력 1998년 8월 16일 20시 00분


중견 건설업체가 협력업체에 공사대금으로 준 어음을 미분양물건과 교환하는 방식으로 경영난을 극복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삼익건설은 7월 중순에 4백여 협력업체와 1천억원 가량의 발행어음을 미분양 아파트(9백여가구) 및 상가와 맞바꾸기로 합의하고 최근 미분양 물건 배정을 끝냈다. 이렇게 소화된 미분양 물건은 전체 적체물량의 82%에 해당한다고 삼익은 밝혔다.

이번 ‘빅딜’은 올들어 미분양 적체와 금융비용 증가 등으로 흑자 도산 위기에 직면해 있던 삼익건설이 먼저 제안했다.

협력업체들은 처음에는 머뭇거렸지만 ‘공멸을 피하자’는 데 의견을 모으고 결국 삼익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자칫 휴지조각으로 변할지도 모르는 어음보다는 현물로 채권을 확보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삼익 관계자는 풀이했다.

그 동안 악성 미분양 물건을 하도급 거래업체에 반강제로 떠맡기는 사례는 간간히 있었으나 이번처럼 거래당사자들이 대량의 대물변제에 자발적으로 합의한 것은 드문 일이다. 삼익에 앞서 L건설과 H사가 이같은 거래를 성사시켰을 뿐이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하도급 대금의 40% 이상을 현금으로 결제하도록 하고 결제어음의 만기를 60일 이내로 제한하는 등 어음 발행 및 유통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 강화되는 분위기여서 이같은 거래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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