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25시]회장사임설 농구협회 중지 모아야

  • 입력 1998년 8월 13일 19시 30분


대한농구협회 최현열회장이 비공식적으로 사의를 표명했다고 한다. 며칠전 협회 임원에게 전화를 걸어 “기업이 어려워 더이상 농구협회를 이끌기 어렵다”는 뜻을 전했다는 얘기다.

공식발표가 아니니 아직 후임회장 선임건을 드러내놓고 공론화할 단계는 아니다. 그러나 농구인들이라면 하루라도 빨리 최회장 사임 이후를 생각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

협회장의 공석기간이 길어지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경제난 때문에 누구든 선뜻 회장을 자임하고 나설 분위기가 아니어서 더욱 그렇다.

지금 농구계엔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는 여자농구를 살리는 일이 그 첫째이고 프로농구에 상대적으로 위축되어 있는 아마농구를 활성화시키는 일이 둘째다.

여기에 심판과 지도자 양성, 지도서 보급 등 할 일이 당장 열 손가락을 다 꼽아도 모자란다. 몇몇 농구인은 연맹의 통합을 우선과제라고 지적한다. 현재 협회 산하의 연맹은 대학연맹 중고연맹 초등학교연맹 등. 남녀 실업연맹이 한국농구연맹(KBL)과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으로 독립해나간 마당에 나머지 연맹을 각자 존립토록 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것이 농구인들의 주장.

앞으로 협회의 존재이유가 수익사업보다는 농구발전의 밑거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연맹 통합 주장은 더욱 타당성이 있다.

한가지 경계해야 할 점은 공백기를 노린 패권주의. 벌써부터 농구계엔 누가 차기회장 자리를 노리고 있다는 등의 소문이 무성하다. 이대로라면 농구협회는 앞으로도 ‘파벌과 질시의 구렁텅이’라는 손가락질을 면하기 어렵다.

지금 농구협회는 사면초가의 형국이다. 농구인들 모두가 ‘최현열회장 사임 이후’를 위해 무릎을 맞대고 속을 털어놓아야 할 때다.

〈최화경기자〉bb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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