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지구촌/더 타임스]템즈강 유람행사 되살리자

  • 입력 1998년 8월 2일 20시 12분


셰익스피어의 작품 ‘클레오파트라’에는 호화로운 유람선을 묘사한 대목이 나온다. 이 부분은 17세기 영국의 왕과 귀족, 성직자들이 참가했던 사치스러운 템즈강 왕실 유람선 행사를 떠올리게 한다.

최근 열린 템즈강 유람 행사에는 총리도, 여왕도 참석하지 않았다. 호화로운 왕실 유람선 대신 초라한 관광 유람선이 대신 왔다갔다 했을 뿐이다. 템즈강은 한때 각종 행사가 열리는 중심지로 각광받았으나 이제는 관심조차 갖는 사람이 별로 없다.

매년 템즈강에서 열리는 ‘시장의 행진’도 한 때는 화려한 강변 행사로 각광받았다. 행사의 기원은 145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존 노먼경이 웨스트민스터에 있는 왕에게 충성맹세를 하러 가기 위해 특별히 제작한 유람선을 타고 가던 일에서 행사가 비롯됐다. 당시 런던은 종종 베네치아와 비교됐다.

그러나 1840년대 들어 템즈강의 악취가 심해지자 행사는 강에서 육지로 옮겨져 가두행진으로 바뀌게 된다. 그후로 템즈강은 차차 잊혀졌고 도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과소평가됐다. 그 후 템즈강은 차차 잊혀졌고 도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과소평가됐다.

그러나 최근 환경보호운동으로 템즈강은 다시 깨끗한 옛 모습을 되찾고 있다. 왕실 요트 브리태니카마저 퇴역한 지금, 왕실 가족들이 다시 템즈강 유람 행사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중세시대 당시 왕실이 가졌던 권위주의만 탈피한다면 이 행사는 즐거운 영국의 전통으로 다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정리〓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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