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중 처음으로 대규모 고용조정을 추진중인 현대자동차의 정몽규(鄭夢奎)회장은 최고 경영자로서의 심정을 이렇게 털어놓았다.
“국제통화기금(IMF)한파로 자동차산업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도 예외가 아닙니다.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절박한 상황입니다. 가동률은 40%수준으로 떨어졌는데 인건비 부담은 종전과 비슷하고 투자에 따른 고정비 등 비용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습니다.”
정회장은 따라서 “수출증대 고용조정 등 산적한 문제를 이제는 더이상 뒤로 미룰 수 없다”고 못박았다.
“문제를 뒤로 미룬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 우리가 문제를 즉각 즉각 해결했다면 IMF사태는 오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문제를 지금 해결하지 않아 현대자동차가 살아남지 못한다면 국가와 국민에게 오히려 큰 짐을 지우게 될 것입니다. 지금은 기업의 생존이 국가경제에 가장 중요한 관건입니다.”
그는 “이번 구조조정이 성공한다면 현대자동차는 앞으로 1,2년 이내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하루빨리 경쟁력을 회복해 회사를 떠난 분들에게 다시 일자리를 만들어드리기 위해서도 고용조정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정회장은 임금 상여금 복지후생비 삭감 등을 통해 전체 유휴인력 가운데 6천8백여명을 구제한다 해도 8천2백명의 고용조정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이 문제를 노조측과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전면 파업을 예고하고 있는 노동조합에 대해 국가와 회사의 장래를 위해 과격행동을 자제해줄 것을 당부했다.
“지금 회사가 당면한 문제는 파업으로 해결할 수 있는 성격의 사안이 아닙니다. 파업은 내수를 위축시킬 뿐만 아니라 해외투자자들의 발길을 돌리게 합니다. 결국 IMF사태 해결에 큰 장애물로 작용할 뿐입니다.”
〈이희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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