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佛월드컵]사령탑 「두뇌싸움」 볼만

  • 입력 1998년 5월 14일 19시 27분


“그것은 악몽이었다.”

90, 94월드컵에 연속 출전했던 전국가대표 이영진(35·LG트레이너). 그는 90이탈리아대회를 떠올리면 지금도 소름이 끼친다.

스페인과 벨기에전. 공을 잡기만 하면 어느새 서너명의 상대선수들이 둘러싸는 바람에 패스할 공간을 찾지 못하고 헤매다 공을 뺏기기 일쑤였고 상대의 밀물공격에 밀려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패한 경험때문이다.

그는 “당시 압박축구로 무장한 유럽팀에 완전 농락당했다”고 술회했다. 압박축구는 미드필드진을 5명으로 강화하고 최전방에 두명의 공격수를 배치하는 ‘3―5―2’포메이션을 기본으로 하는 전술.

이처럼 어떤 포메이션을 구축하느냐가 승패를 좌우하는 축구전술의 핵심.

‘4―4―2’,‘3―5―2’하는 것이 숫자놀음 같이 보일지도 모르지만 각 포지션에서의 역할과 득점을 위해서 어떤 형태로 몇명을 배치하는가에 따라 전력의 변화가 크게 나타나는 것.

월드컵에 네번이나 출전했던 한국이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던 이유도 기량차라기보다는 세계축구의 흐름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

최초의 형태는 GK 1명에 수비수 2명, 공격수가 8명인 이른바 ‘2―0―8’포메이션. 이후 미드필드진에 3명을 배치하는 ‘2―3―5’포메이션이 생겼다가 ‘3―2―5’, ‘4―2―2’, ‘4―3―3’, ‘3―5―2’, ‘4―4―2’ 등으로 변화를 거듭해 왔다.

그러면 이번 프랑스월드컵에서는 어떤 새로운 전술이 나올까.

한국대표팀의 기본 포메이션은 ‘3―5―2’지만 경우에 따라 ‘3―6―1’의 미드필드 강화전술이 나올 수도 있다.축구는 미드필드싸움이니만큼 궁극적으로 ‘2―7―1’의 시스템이 나오지 말라는 법도 없다.

차범근 대표팀 감독은 “프랑스월드컵에서는 네덜란드 멕시코가 ‘4―4―2’, 벨기에는 ‘4―4―2’와 ‘3―5―2’를 혼용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도 “상대 전술이 어떻게 변화할지 모르기 때문에 전술운용에 신축적으로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순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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