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도내 영세업체, 접대비 관행에 한숨

  • 입력 1998년 5월 7일 08시 51분


“IMF시대에도 잘못된 접대문화가 근절되지 않고 있습니다.‘배보다 배꼽이 더 큰’ 접대비를 부담하는 영세업자의 아픔을 아십니까.”

부산 서구에서 직원 4명을 데리고 영세 운송알선업을 하고 있는 J씨(33). 원청업체의 물량배정에 따라 ‘회사운명’이 좌우되는 형편인 그는 최근 원청업체인 H운수 간부로부터 “식사를 한끼 하자”는 거절할 수 없는 제의를 받았다.

J씨는 모갈비집에서 이 회사 전무와 차장 과장 대리 등 4명에게 저녁을 대접했다. 그는 10만원 남짓한 저녁값으로 접대가 끝나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H운수 간부들은 “노래나 한 곡 하자”며 J씨를 데리고 O룸살롱으로 갔다. 이날 비용은 양주 6병 등 술값이 1백50만원, 아가씨 4명의 ‘2차봉사료’ 1백만원 등 총 2백93만원. J씨는 신용카드 3장으로 카드결제 수수료를 포함, 3백만원을 5개월 할부로 계산했다.

J씨는 회사의 월평균 매출액이 8백만원에 불과한 데다 요즘은 비수기여서 3개월째 직원 월급조차 못주고 있는 실정이다. J씨는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모두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상황에 원청업체가 영세 하청업자를 상대로 이같은 접대를 강요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부산〓조용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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