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현장 지구촌리포트⑫]인터넷사업 실패 안하려면…

  • 입력 1998년 4월 8일 19시 19분


인터넷이 지구촌 최대의 정보통신망으로 세계적인 붐을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남이 부러워하는 사례는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이유는 뭘까.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IDC의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인터넷에서 물건을 팔고 있는 기업이나 개인 사업가가 쇼핑몰을 열고 운영하는데 평균 1백만달러가 넘는 돈을 투자한다. 반면 이들이 한 해 동안 벌어들이는 수입은 고작 3천달러 남짓일 만큼 형편없는 경영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인터넷서점 아마존의 성공은 더욱 화려해보인다.

IDC는 “인터넷에 제품 소개서를 올려놓는 정도의 수준으로는 인터넷사업에 성공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인터넷을 활용해 고객에게 부가가치를 제공해야만 한다”고 결론내렸다.

아마존이 책값을 최고 40%까지 낮추고 세계 3백만종의 책 가운데 83%에 이르는 2백50만종의 책을 진열한 것이 바로 ‘부가가치’다. 게다가 직업적인 평론가를 통해 수준높은 서평과 저자 인터뷰, 베스트셀러 정보 등을 마련해 고객의 욕구를 충족해온 것이 비결이었다. 그래서 아마존에 책 주문을 하는 고객중 60% 가량이 이미 아마존에서 책을 산 경험이 있는 사람이다.

제프리 베조스 아마존사장은 “인터넷에 진열된 물건을 구경하는 사람은 무척 많다. 경쟁력있는 만족감을 소비자에게 준다면 그들 모두를 물건을 사는 고객으로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 인터넷에서 모든 상품을 다 팔 수는 없다. 아마존이 인터넷에서 ‘책’을 팔기로 한 것도 결국 ‘인터넷에서 어떤 상품을 팔아야 하는가’하는 점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베조스사장은 “소비자들은 아직까지 인터넷에서 물건을 사는데 불안감을 느낀다”며 “책처럼 종류가 수백만종이나 될 만큼 다양하고 주머니에 큰 부담없이 구입할 수 있는 아이템이 좋다”고 지적한다.

자동차나 보석처럼 비싼 물건의 경우 소비자가 인터넷에서 구경은 하되 물건을 주문하고 돈을 지불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값은 싸되 어느 한 상점에서 원하는 종류를 모두 전시할 수 없는 상품이 인터넷 쇼핑에 가장 적당하다는 얘기.

“구체적으로 어떤 상품이 인터넷에서 성공하겠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베조스사장은 웃으며 말했다.

“책과 음반은 내가 팝니다. 또다른 히트상품을 찾아내는 것이야말로 인터넷 사업가의 몫입니다.”

〈시애틀〓김종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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