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고과정을 가르치는 이 야간학교에는 교사 59명중 53명이 보수를 받지않는 자원봉사자이다. 대개 공무원과 회사원들이다.
이 학교의 학생 1백27명중 30∼50대가 70% 이상을 차지한다.
뒤늦게 학업을 시작한 중년들의 수업열기는 청소년과 비교가 안될만큼 뜨겁다.
3년전 중학교 과정에 입학, 현재 고1과정을 밟고있는 최모씨(46·여)는 강릉 시내에서 보리밥집을 하며 저녁마다 5시간씩 이 학교에 나오는 만학도.
“초등학교를 나와 집안사정으로 중학교를 못간 탓에 항상 열등감을 안고 살아왔어요. 그 옛날 새교복을 입고 중학교에 가는 친구들을 보며 뒷산 소나무밑에서 잔디를 뜯어가며 많이 울었죠.”
늦게라도 학업을 시작해서 감격스럽다는 최씨의 심정은 이 학교 학생들의 공통된 마음이다.
이 학교 학생 중에는 인근지역인 삼척 양양 정선에서 다니는 중년학생이 4명이며 병원에 입원 중이면서도 수업에 빠지지 않는 중년부인도 있다.
어린아이를 업고 나오는 가정주부의 모습도 볼수 있다.
일반학교에서 문제를 일으켜 퇴학당한뒤 이 학교에 옮겨온 일부 10대 학생중 만학도 급우들의 열의에 감화돼 성실한 학생으로 바뀐 경우도 적지않다는게 김교장의 귀띔이다.
65년 재건학교로 시작한 이 학교는 그동안 1천8백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매년 2월 벌어지는 졸업식장은 온통 울음바다로 변한다. 딸아이와 같이온 가정주부, 어려움을 딛고 졸업장을 받게 된 직장인들이 흘리는 눈물로 인해 축사를 하던 강릉시장도 그만 울어버린다.
〈강릉〓경인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