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책]「꼬마철학자 우후」

  • 입력 1998년 4월 7일 08시 04분


꼬마 곰. 많은 어린이들이 아기 때부터 사귀어온 다정한 친구.

그 꼬마곰이 이제 “친구야 함께 생각 여행 떠나자”며 어린이들의 마음의 문을 ‘똑똑’.

‘꼬마 철학자 우후’. 일본 아동문학계의 원로인 간자와 도시코의 대표작이다. 초등학교 1,2학년용.

‘우―후’하고 으르렁대기 좋아하는 꼬마곰 우후. 모든 것이 신기한 어린이의 마음 그대로 궁금한 게 너무 많다.

아침마다 맛있게 먹는 달걀프라이. 어, 이상한데. 달걀을 탁 깨면 왜 항상 노른자와 흰자가 나올까. 구슬이나 성냥 같은 건 한번도 안 나오고. 그건 달걀이 노른자와 흰자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란다. 그렇구나. 그럼 매일 달걀을 낳아주는 닭 아줌마는 달걀로 만들어졌겠네.

어, 그럼 나는? 내 몸에선 달걀 대신 매일 오줌이 나오니까 오줌으로 만들어졌나? 속상하고 화 나네. 아야,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니 아프네. 나는 아프다는 생각도 하고, 먹고 싶다는 생각도 하고, 화를 내기도 하고…. 오줌이 그런 것들을 생각할 수 있을까?

우후의 생각 여행은 항상 이런 식이다. 꼬마여우 토끼 딱따구리 등 숲속 친구들과 어울려 잔잔한 소동을 빚어내면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나름대로 답을 생각해간다.

우후의 맑은 눈이 응시하고 있는 문제들을 우습게 보면 안된다. 어느날 집안에 들어온 나비를 잡으려던 우후. 창문을 꽝 닫았더니 뜻하지 않게 나비가 창틈에 끼여 죽어버렸다. 가슴이 미어지는 아픔.

나비 무덤을 만들어준 뒤 울고 있을때 나타난 옆집 친구 여우. “너 매일 생선이나 고기를 덥석덥석 먹는 주제에 왜 나비만 불쌍하다고 우니? 오늘 저녁 비프스테이크를 먹을 땐 더 엉엉 울어야겠구나.” 하지만 나비가 불쌍한 걸 어떡해. 눈물 가득한 아기곰의 눈망울이 둥그레진다. 비룡소. 6,000원.

〈이기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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