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트럼]NBA 노크 이명훈, 꼬인 실타래 풀리나

  • 입력 1998년 4월 2일 20시 02분


‘마이클은 외교의 점프볼을 고대하고 있다.’ 2일자 미국의 USA투데이지에 실린 기사의 제목이다.

여기서 마이클은 북한 농구선수인 이명훈(28). 미국프로농구(NBA) 진출을 염원하는 꺽다리다. 그의 키는 2m35. 현역 최장신 센터인 워싱턴 위저즈의 게오르그 무레산(2m32)보다 3㎝가 더 크다.

이 신문은 이명훈을 ‘국제정치의 희생자’고 점찍었다. 지난해 5월 캐나다로 건너가 NBA 진출을 모색했지만 미국과 북한간의 정치적인 문제로 뜻을 이루지 못한 채 북한으로 되돌아간 것을 빗댄 표현.

NBA 관계자들은 그를 수백만달러의 연봉을 받을 수 있는 ‘거물 선수’로 평가한다. 큰 키에 못지않게 기본기가 다듬어져 있는데다 슛이 정확해 무레산과는 달리 공격형 센터로도 충분히 써먹을 수 있기 때문. 실제로 여러팀이 그에게 추파를 던졌다.

당장 NBA에 진출할 수 있는 방법은 미국인으로 귀화하는 것. 문제는 이명훈이 귀화를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베를린에서 열린 양국의 회담에서 북한측은 이명훈 문제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북한의 한 외교관은 익명을 전제, “이명훈의 실타래를 풀기위한 획기적인 전기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털어놨다. 견원지간처럼 으르렁댔던 미국과 이란이 최근 스포츠 교류의 물꼬를 튼데 힘을 얻었다는 얘기다.

이명훈은 결국 NBA에 진출할 것인가. 그렇게 된다면 우리로선 또 한가지 볼거리가 생기는 셈이다.

〈최화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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