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IMF한국사무소장 『금리인하 필요하나 신중要』

  • 입력 1998년 3월 20일 20시 08분


국제통화기금(IMF) 존 다스워스 한국사무소장은 20일 “한국의 환율시장이 진정으로 안정국면에 접어든 것인지 현재로서는 아무도 확신할 수 없는 상태”라며 금리인하에 대해 신중론을 폈다.

다스워스는 이날 오전 한국은행 별관에 마련된 임시사무소에서 기자와 만나 “금리인하의 필요성은 인정한다”면서도 “시장 움직임을 더 지켜봐야 한다”며 당분간 금리를 낮출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고금리문제가 심각하다. 흑자를 내는 기업까지 도산하고 있다. 언제쯤 금리를 낮출 수 있는가.

“누구도 확실히 예측할 수 없다. 시장 상황이 중요하다. 우리는 그동안 환율 안정이 선결조건이라고 거듭 밝혔다. 현재로서는 금리인하 여건이 조성됐다고 자신하기 어렵다. 며칠 동안 환율이 조금 떨어졌다고 금리를 당장 낮출 수는 없다. 시간을 두고 시장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한국정부와 계속 협의하겠다.”

―IMF가 한국에 대해 요구하는 고금리는 너무 가혹하다는 지적이 많다. 산업기반이 무너지고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IMF가 고금리로 인한 고통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오해를 사고 있는 것 같다. 분명히 말하지만 IMF는 이러한 고통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 고금리 정책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다. 한국 경제사정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금리를 낮췄다가 또 다시 외환시장이 불안정해지면 어쩌겠는가.”

―금리를 낮추기 위해서는 환율이 어느 정도 수준이 돼야 한다고 보는가. IMF가 1천3백원 대를 적정 수준으로 보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금리 인하를 위한 환율이 얼마인지를 수치로 제시할 수는 없다. 1천3백원이니 1천4백원이니 하는 수치로 판단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한국 외환시장은 한국의 경제사정만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을 어떻게 보는지도 중요한 요소로 고려돼야 한다.”

―한국사무소장은 어떤 역할을 하는가.

“한국정부와 IMF 본부 양쪽의 의견을 중개하고 한국 정부와 협상을 벌인다. 정부관료와 금융기관, 노조대표 회사원 학생 등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을 만나 의견을 듣고 IMF 프로그램에 관해 설명하는 일이다.”

〈신치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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