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갈등 탐구]질투는 「양념」같은 것

입력 1998-02-04 20:06수정 2009-09-25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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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후반의 김과장. 아내의 질투심이 혹 병이 아닌가 염려된다며 찾아왔다. 불행히도(?) 그는 부하직원이 다 여자인 부서에 근무하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퇴근길에 방향이 같은 여직원을 가끔 태워주기도 하는데 어느날 그것이 문제가 됐다. 우연히 아내의 친구가 보고 어떤 여직원을 매일 집까지 데려다 준다고 아내에게 부풀려 이야기한 것이다. 그 다음부터 아내는 남편의 행동 하나하나를 체크하고 감시하기 시작했다. 억울하기도 했고 자기처지를 이해시키려고도 해보았으나 아내는 막무가내였다. 오히려 신문이나 TV 같은 데서 불륜에 대한 기사가 나올 때마다 의심과 경계의 눈길을 늦추지 않았다. “직장에서도 처신하기가 몹시 어렵습니다. 여직원들과 공적인 모임이 있을 때도 혹시 아내가 의심하지 않을까 걱정돼 좌불안석입니다. 남자들이 술자리에서 가장 많이 하는 대화가 군대이야기 직장상사이야기 여자이야기지요. 여자이야기라면 아내에 관한 것이 대부분이라는 사실을 아내가 좀 알아주었으면 좋겠습니다.” 한숨섞인 하소연이었다.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 질투의 감정이 존재하는 것은 당연하다. 때로 질투는 음식의 양념과 같아서 밋밋한 사랑에 감칠 맛을 내기도 한다. 그러나 양념이 지나치면 원래 음식맛을 잃게 되듯 질투가 지나치면 사랑 자체를 질식시킬 수 있다. 부부관계는 사랑만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다. 상대에 대한 믿음과 존중이 함께 하는 관계여야 오래 향기를 발하는 법이다. 양창순(서울백제병원 신경정신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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