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멕시코 현지 다녀온 현정택 OECD공사

  • 입력 1997년 12월 18일 21시 37분


94년말 페소화 폭락에서 시작된 극심한 금융위기를 겪은 멕시코의 경험은 우리에게 어떤 교훈을 줄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한국대표부 현정택(玄定澤)공사가 최근 OECD주최 세미나 참석차 멕시코를 방문해 주요인사들을 두루 만났다. 현지에서 보고 들은 것들이 너무 귀중해 「벼락같이」 보고서를 써 15일 정부에 제출했다는 그를 만나봤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요구하는 조건이 너무 심한 것 아니냐, 자본시장을 완전히 열어주면 경제가 다국적기업들에 종속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 것을 잘 압니다. 그러나 멕시코를 보고 나서 「최소한 앞으로 3개월은 그같은 생각은 사치에 속한다」고 결론지었습니다. 당장 국가파산을 막는 게 중요하니까요. 빚을 지면 돈 벌어서 갚아야 하고 그러자면 씀씀이를 줄이는 긴축은 불가피하다는 게 멕시코의 반응이었습니다. 멕시코는 82년에 국가파산을 겪어 그 후유증으로 10년을 고생한 경험이 95년의 경제위기를 극복하는데 큰 힘이 됐습니다』 현공사는 멕시코 금융위기의 경과를 손금 들여다보듯 설명했다. 94년 12월말 금융위기가 시작되자 3개월여간 극심한 혼란이 계속됐고 IMF 지원자금은 95년 2월말부터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래도 3월 들어 환율폭등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정부가 95년 3월초 △재정흑자폭을 2%에서 4%로 확대 △통화 초긴축 △은행에 대한 외국인투자 허용 등의 구조조정 종합대책을 발표한 뒤에야 수습의 실마리가 풀렸다. 멕시코도 초기에 신뢰붕괴로 어려움을 겪었을까. 『물론입니다. 멕시코도 이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때문에 「신뢰회복이 늦어질수록 환율위기는 계속되고 이로 인해 신뢰를 더 잃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며 「자금지원액보다 먼저 신뢰구축을 중시하라」고 충고하는 전문가들이 많았습니다』 『멕시코의 전문가들은 금융개혁법의 중요성을 지적했습니다. 올해 안에 통과되면 최선이고 아니면 적어도 구체적인 통과일정은 나와야 한다는 거죠. 이것이 제대로 안되면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지 모릅니다』 그는 이어 『멕시코의 경험으로 볼 때 예금자보호와 은행보호는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행이 망하더라도 예금자 보호대책을 마련하면 된다는 것. 현공사는 『전세계 기업 해외투자의 70%가 인수합병(M&A)을 통해 이루어지는 마당에 외국인투자를 유치한다면서 M&A시장을 막으면 난센스』라며 『외국인들은 이런 것들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파리〓김상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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