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박홍 서강대명예총장 『고정간첩 예상했던 결과』

  • 입력 1997년 11월 20일 20시 24분


평소 학계와 언론 종교계에도 북한의 주체사상을 신봉하는 간첩들이 활동하고 있다고 주장해 온 서강대 박홍(朴弘)명예총장은 20일 발표된 부부간첩 사건에 대해 『예상했던 결과』라는 반응을 보였다. ―고영복교수가 고정간첩임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는데…. 『그다지 놀랄 일이 못된다. 평소 내가 주장하던 대로 지식인들 사이에도 이미 주체사상이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었다는 사실을 증명한 사건에 불과하다』 ―평소 고교수와 접할 기회가 많았을 텐데 간첩 혐의를 전혀 느끼지 못했는지. 『한달 전 정신문화연구원이 주최한 세미나에서 고교수를 만난 일이 있었는데 고교수가 그 자리에서 나에게 주체사상에 대해 질문한 적이 있다. 주체사상이 이미 사라지지 않았느냐는 뜻으로 받아들였었다』 ―지식인 중에 고교수 같은 인사가 많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는지. 『현재 우리 사회는 사상적 아노미(Anomie·혼란)상황에 빠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식인들이 공산주의에 물들 가능성은 더욱 커지게 된다. 사상적 불안감을 메우기 위해 대안을 찾는 과정에서 불건전 사상에 심취하게 되고 다시는 여기서 헤어나오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이같은 혼란을 수습할 방안은 무엇인가. 『북한은 현재 자신의 체제를 지탱해 나갈 힘이 얼마 남아 있지 않은 상황이다. 선거를 앞두고 북한은 남한의 국론이 분열될 수 있는 점을 노려 친북세력확대를 위해 모든 힘을 쏟을 것이다. 해외공관에 대한 테러나 국내요인 암살을 기도할 가능성도 높다고 본다』 ―국내 지식인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어떤 사람이 병에 걸렸다고 해서 그 사람을 미워할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는 그 병균까지 방관해서는 안된다고 본다. 학자들도 경험을 통해 세계가 폐기한 퇴물 공산주의에 더 이상 집착해서는 안된다』 〈박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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