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음주운전은 죄악

  • 입력 1997년 9월 30일 20시 07분


▼「드라이빙(운전)+드링킹(음주)〓워킹(걷기)」. 자동차 면허 및 등록업무 등을 담당하는 미국 도시의 자동차국(DMV)마다 이런 아리송한 수식(數式)형태의 음주운전 경고 포스터가 붙어 있다. 술마시고 운전하면 면허가 취소돼 걷게 된다는 뜻이다. 실제로 「워킹」이라는 말은 미국인들에게는 대단한 위협이다.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수단이 불편하고 비싼 미국에서 걸어다니라는 이야기는 사실상 사회생활을 포기하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자동차문화가 일찍이 정착된 선진국에서는 음주운전을 중요한 범죄로 다루어 한결같이 무겁게 처벌한다. 미국에서는 차 안에 밀봉이 뜯긴 술병을 놓아두기만 해도 음주운전으로 간주하는 주도 있다. 음주운전을 경고하는 계몽활동 또한 활발하다. 자동차국에서 운전자들에게 각종 문서를 보낼 때마다 반드시 음주운전의 위험성과 처벌내용을 알리는 전단을 동봉한다 ▼대법원과 경찰청이 음주운전 단속과 처벌을 한층 강화하는 시책을 잇따라 발표했다. 3회이상 적발된 상습 음주운전자는 실형을 살도록 하고 벌금액수를 크게 증액했다. 면허취득 금지기간도 현재 최고 2년에서 더 늘어난다. 특히 음주 운전자들이 간과하기 쉬운 것이 음주운전중 자손(自損)사고를 내면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간단한 법률상식이다. 술을 마시고 차를 몰고가다 크게 다치면 자동차보험은 물론 의료보험도 적용되지 않아 비싼 치료비를 자비로 감당해야 한다 ▼아직 교통문화가 성숙하지 못한 탓인지 『설마 단속에 안걸리겠지』라고 안이하게 생각하고 운전대를 잡거나 음주운전을 무슨 낭만처럼 여기는 풍조마저 일각에 있다. 음주운전의 위험성과 함께 처벌내용을 부단히 알리는 계몽이 단속과 처벌 못지 않게 중요하다. 음주운전은 자기신세뿐 아니라 남의 신세까지 망치고 가산을 탕진하는 확실한 수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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