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위험천만한 놀이기구 사고

  • 입력 1997년 9월 17일 20시 15분


가족 단위로 즐겨 찾는 서울 근교의 놀이시설에서 생각하기조차 섬뜩한 안전사고가 잇따라 일어나 충격을 주고 있다. 추석연휴기간인 15일 인천의 바다랜드에서는 놀이기구를 타던 한 여성이 좌석 안전핀이 빠지면서 밖으로 튕겨나가 중상을 입었으며 이튿날 서울랜드에서는 회전놀이기구가 운행중 공중에 멈춰서는 사고가 발생, 탑승객들이 1시간반 동안 거꾸로 매달린 채 극도의 공포에 떨었다. 수많은 인파가 몰리는 놀이시설의 사고는 자칫 대형참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관계자들의 안전의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서울랜드 사고의 경우 놀이기구의 회전속도를 조절하는 감속기의 베어링이 파손돼 일어난 것으로 밝혀져 평소 안전점검과 관리, 행정당국의 감독에 많은 문제점이 있음을 드러냈다. 그토록 사고를 겪으면서도 시간만 지나면 그뿐인 우리 사회의 안전불감증이 놀이시설에도 예외가 아님을 보여준다. 더욱 한심한 것은 사고가 일어난 직후의 구난 구조체계다. 10여m 높이에 거꾸로 매달려 애타게 구조를 기다리는 탑승객들을 생각했더라면 분초를 다투는 신속한 구난활동이 이뤄져야 했으나 구조작업이 완료되기까지는 무려 1시간반이 소요됐다. 119구조대까지 출동했음에도 놀이시설 관계자들은 사고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느라 조난자들을 피를 말리는 고통속으로 몰아넣었다. 국민들의 레저욕구 확산과 더불어 짜릿하고 속도감 있는 놀이기구를 선호하는 추세에 따라 이번 사고를 낸 것과 같은 유형의 놀이시설은 전국적으로 1백여개에 달할 만큼 갈수록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시설이 영세업자에 의해 운영되는 탓에 철저한 안전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차제에 이들 시설의 안전관리와 구난체계를 총체적으로 점검, 더이상 안전사각지대가 되지 않도록 대책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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