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조순씨,시장이냐 후보냐

  • 입력 1997년 9월 2일 19시 53분


조순(趙淳)서울시장이 지난달 28일 민주당총재로 추대된데 이어 어제부터 민주당사에 나가 공식적인 당무활동에 들어갔다. 그는 11일 임시전당대회에서 민주당 대통령후보로 선출되며 시장직은 하루 전인 10일까지 갖고 있을 예정이다. 조시장의 사임까지는 불과 일주일 남짓 남았다. 그러나 문제는 그 기간이 아니라 조시장이 자치단체장이란 공직수행과 특정정당 총재와 대통령 예비후보로서의 정치활동을 병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에 따른 서울시 행정의 표류도 간과할 수 없다. 이는 민선 지방자치단체장의 대선참여 찬반론과는 또다른 문제다. 무엇보다 서울시 공무원들이 일손을 놓은 채 우왕좌왕하고 있다. 서울시정의 주요 시책들도 혼선을 빚고 있다. 벌써부터 버스개선종합대책이나 환경우선정책 등에 대한 업계의 반발이 터져나오고 있는가 하면 서울시청의 용산이전, 혼잡통행료 징수확대, 도심 재개발과 재건축정책, 3기지하철과 월드컵축구전용구장 건설 등도 어떻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시의회 운영도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조시장의 즉각 사퇴를 요구하며 시의회가 97년도 추경예산안 심의를 거부하고 있다. 그렇게 될 때 하반기 서울시정은 더욱 꼬일 수밖에 없다. 조시장은 이제 머뭇거려서는 안된다. 대선출마 선언과 함께 시장직에서 물러났어야 올바른 처신이었겠지만 지금이라도 결단을 내려 1인2역의 어정쩡한 역할에서 벗어나야 한다. 직접 그를 시장으로 뽑아준 시민과의 약속을 저버리고 대선 출마를 결심한 이상 민선시장으로서 최선의 역할이란 남아 있지 않다. 서울시정이 표류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도 그는 더이상 머물러 있어서는 안된다. 이것은 시장직의 대선 이용 여부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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