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남한내 吳씨 자유활동은 공안당국 책임

  • 입력 1997년 8월 31일 20시 06분


▼월북한 오익제(吳益濟)전 천도교 교령이 지난달 29일 평양 인민궁전에서 가진 이른바 내외신기자회견 내용은 정말 어처구니없다. 그는 얼마전만 해도 우리 사회 지도층인사로서 자본주의 사회의 온갖 풍요와 혜택을 누리던 사람이다. 그런 그가 이 지구상에서 가장 낙후된 북한에 들어가 마치 그곳이 무슨 천국인 것처럼 북한체제 선전을 하고 있으니 더 이상 할말이 없다 ▼오씨는 『이남에서는 자유로운 통일운동을 할 수 없어 탈출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가 말한 자유로운 통일운동의 내용은 뻔했다. 김일성(金日成)부자를 존경하며 김일성 유훈에 따라 통일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태연히 주장했다. 이쯤되면 오씨는 무슨 사상이나 철학적 배경을 갖춘 지식인이 아니다. 북한정권에 철저히 이용당하고 있는 일종의 선전도구로 전락했을 뿐이다 ▼오씨 자신인들 그것을 모를까. 북한체제 속에서 누릴 것은 누리며 살기 위해서는 「곱으로 충성」하는 모습을 연출해 보여야 했을 것이다. 이북에 두고 온 가족 운운했지만 거기에는 이산가족의 아픔을 건드려 동정심을 유발하고 자신의 행동을 채색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듯하다. 김일성동상 앞에 꽃을 바치고 북한식 용어로 기자회견을 하는 오씨의 모습은 무슨 코미디를 보는 것 같다 ▼오씨는 기자회견에서 월북을 처음 생각한 것은 20년 전인 78년부터라고 했다. 안기부도 오씨가 이미 4년전에 북한의 대남공작조직에 포섭됐다고 밝혔다. 자유사회에서 고정간첩을 색출해 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오씨 같은 저명인사가 그토록 오래 이중활동을 하는 동안 관계기관은 무얼 했는지 딱하다. 공안당국의 분발을 촉구한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