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문화교류와 우호를 위해 나름대로 혼신의 힘을 쏟아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제 역할은 가교에 불과합니다. 앞으로 후학들이 제가 놓은 초석 위에서 양국간 발전적인 관계를 더욱 진전시켰으면 좋겠습니다』
민간차원에서 일본문화를 외국에 바르게 소개하고 또한 한국문화를 일본에 전달해 온 공로를 인정받아 9일 일본 외무성이 수여하는 표창을 받는 일본 긴키(近畿)대학 金貞淑(김정숙·67)교수는 담담하게 소감을 털어놓았다.
한국인으로 일본 외상표창 수상은 매우 드문 일이다.
지난 64년 도쿄(東京)올림픽 당시 한국정부 참관단의 일원으로 방일한 것이 인연이 돼 일본 각 대학의 강단에서 「한국어 교수」로 평생을 헌신해 온 김교수는 무엇보다 한일 및 일한 사전을 각각 펴낸 일을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지난 91년 민중서관 출판 「예해 신일한사전」(역서)을 펴낸 이후 93년엔 개정판을 냈고 96년에는 「예해 신한일사전」을 냈습니다. 혼자 힘으로 이런 사전을 만들었다는데 일본인들이 많은 점수를 준 것 같습니다』
김교수는 지난 74년 다쿠쇼쿠(拓植)대학의 전임강사로 교단에 선뒤 쓰쿠바(筑波)대학에서 한국어과를 창설했고 도카이(東海) 조지(上智)대학 강단에서 한국어를 가르쳐 왔다.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다케시다 노보루(竹下登)전총리 등 일본 정계 원로들과도 폭넓은 교유관계를 갖고 있는 김교수는 『2002년 월드컵 공동개최를 앞두고 할 일이 태산같다』며 의욕을 불태웠다.
〈동경〓윤상삼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