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남편과 한강시민공원 이촌지구에 갔었다. 차에서 내리니 비둘기 한 마리가 달아나지도 않고 있기에 가까이 다가가 보니 낚싯바늘이 부리와 발 날갯죽지에 꽂혀 있고 어찌나 몸부림을 쳤는지 낚싯줄이 몸에 엉켜 있었다.
안타까워 남편을 불렀더니 차 안에서 공구함을 꺼내와 낚싯바늘을 끊고 뽑아주었다. 공구가 없었더라면 손으로는 도저히 뽑아낼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한강을 따라 얼마 걷지 않아서 또 낚싯줄과 바늘이 풀에 엉켜 있는 것이 보였다. 이 바늘이 비둘기뿐만 아니라 산책나온 우리의 어린이들에게도 상처를 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일일이 주워서 쓰레기 통에 버렸다.
요즘 한강변에서 낚시하는 사람들이 많다.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은 낚시 뒤의 쓰레기며 낚싯바늘이 환경과 자연을 얼마나 파괴하는지 깨달아야 하겠다.
자연이 우리 인간을 품고 있는 것이지 인간이 자연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들은 망각하며 살고 있다. 작은 미물도 자연과 더불어 살 권리가 있는데 우리들의 작은 부주의로 그들을 괴롭혀서는 안되겠다. 한강이 아닌 다른 어느 곳에서 낚시를 하더라도 낚시후의 뒤처리를 깨끗이 해 달라고 강태공들에게 부탁하고 싶다.
김윤정(서울 광진구 군자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