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민원점검]일산에는 「문화」가 없다

  • 입력 1997년 6월 25일 20시 18분


경기 고양시 일산신도시에는 문화와 예술을 가까이 할수 있는 공간이 거의 없다. 문화시설로 꼽을 수 있는 장소는 열흘전에 들어선 극장 한 곳과 백화점내 소극장, 그리고 구시가지에 있는 고양시청내 문예회관이 전부다. 그나마 문예회관에서는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의 학예회가 열리고 있을 뿐이다. 당국은 지난 96년말 신도시건설사업 종료 때까지 △문화센터 △예술회관 △출판단지 △도서관 4곳 등 문화관련 시설을 완공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유보상태에 있거나 백지화됐다. 일산구 마두동의 도서관 한 곳만 이달말경 착공되고 장항동의 문화센터와 도서관 건설은 올 추경예산에 설계비만 반영돼 있다. 나머지는 오는 2005년까지 완공한다는 방침만 있을뿐 구체적인 추진계획이 없다. 인구 30만명이나 되는 일산신도시는 공원 녹지 등이 어느 도시보다 잘 조성된 전원도시다. 그러나 삶의 질과 관련된 문화시설은 다른 지방의 중소도시 수준에 훨씬 못미친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연극이나 음악회 오페라 미술전시회 등을 보기 위해서는 서울의 대학로나 세종문화회관 예술의 전당 등을 찾아 나서야 한다. 주민들은 『앞으로 서둘러도 5∼10년동안 문화갈증에 시달려야 할 것』이라며 당국을 비난하고 있다. 또 고양시의 문화활동 지원도 빈약한 실정이다. 올 문화관련 예산은 총예산 7천4백억여원 중 27억원(0.36%)에 지나지 않는다. 일산의 문화단체들은 「열린 고양운동」 「문화유산찾기」 「마을잔치」 등 민간차원에서 활발히 전개하고 있는 작은 문화운동에 대해 당국이 적절히 지원해야 문화공간 부족현상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요구하고 있다. 예총 고양지부장 姜蘭經(강난경)씨는 『일산에는 문화예술인들이 많이 살고 있어 잠재력이 매우 큰데도 당국에서 이를 잘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양〓윤양섭·권이오·선대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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