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내무부 장관 류스팡(오른쪽)이 중국 국적 리전슈 위원(왼쪽)의 국적 의혹을 이유로 국정 질의 답변을 거부했다. 인스타그램·엑스 갈무리
대만 내무장관이 국정 질의에 나선 중국 국적 입법의원의 답변 요청을 거부해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현지 시간) 중국시보와 연합보에 따르면, 전날 열린 내정위원회 업무 보고에서 류스팡 내정부 장관(내무장관 격)은 리전슈 민중당 입법위원(국회의원)의 질의에 응하지 않았다.
단상에 선 리전슈 위원은 류 장관을 세 차례 답변석으로 불렀으나, 류 장관을 포함한 내정부의 고위 관료들은 자리를 지키며 답변을 거부했다.
류 장관은 회의 전 기자들과 만나 “정부 관료로서 법률 준수는 기본 원칙”이라며 리 위원의 국적에 의구심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회의 중에도 리 위원을 ‘위원’이 아닌 ‘여사’로 지칭하며 “질의나 자료 요청에 응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리 위원은 “당신들은 민진당이 아닌 중화민국의 장관임을 기억하라”고 반발했으며, 류 장관을 향해서도 똑같이 ‘여사’라고 응수했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친미·독립 성향의 집권 여당 민주진보당 소속의 이백의 소집위원(상임위원장)은 “리전슈 여사의 발언을 존중하지만, 답변하지 않겠다는 행정원의 입장 또한 존중한다”며 류 장관을 옹호했다. 결국 아무도 호출에 응답하지 않으면서 리 위원은 단상에서 홀로 질의를 마쳤다. ● “대만은 외국 아냐” 국적 포기 거부한 중국 정부
이 같은 갈등은 리 위원의 국적 배경으로 인한 것이다. 그는 지난 2월 취임한 첫 중국 국적의 대만 입법위원이다. 35년간 대만에서 살아온 그는 취임 직후 중국 국적을 포기하려 했으나, 중국 측은 “대만은 외국이 아니다”라며 접수를 거부했다. 이를 두고 줘룽타이 행정원장은 지난 2월 말 리 위원의 자격 문제가 해소될 때까지 모든 자료를 제공하지 않도록 지시한 상태다.
갈등은 당쟁으로도 번지는 모양새다. 대만 제1야당인 국민당 소속 홍맹해 의원은 “행정부가 입법부의 감시권을 유린하고 있다”며 “민중당 의원이 연합해 이 같은 ‘왕따’ 정치를 막아야 한다”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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