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우현선/투혼 사라진 청소년축구에 분노

  • 입력 1997년 6월 24일 08시 10분


사상 최강이라는 청소년 축구 국가대표팀의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세계 축구의 벽을 다시 한번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16강 진출 좌절보다는 선수들의 나약함에 더욱 실망이 컸다. 학생들이 대부분인 우리 선수들과는 달리 많은 수가 프로리그에서 활약하는 외국팀과의 기량차이는 분명했다. 실력 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은 불굴의 의지와 정신력 뿐이다. 그러나 쓰러질 때까지 경기에 임했던 과거 선배 선수들의 모습은 간데 없고 패배의식으로 가득차 그야말로 종료시간만을 기다리는 나약한 모습이었다. 극단적으로 표현해 직무태만이었다. 중계방송을 하던 해설자는 한국축구 치욕의 날이라고 표현했다. 그것은 단순히 축구의 치욕이 아니라 한국 청소년들의 치욕이었다. 이번 대회를 위해 거의 2년 가까이 합숙훈련을 한 결과가 겨우 이것이었는가. 우리 선수들이 최선을 다한 후의 패배였다면 국민들이 분개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번 기회를 통해 축구인들의 각성뿐 아니라 청소년들의 정신무장에 대한 재점검도 반드시 필요하다. 청소년 축구대표팀이 결국은 국가대표팀이 될 것이고 그들의 무대는 2002년 월드컵이다. 그때도 이런 나태한 경기를 벌인다면 무슨 망신인가. 어린 선수들을 제대로 키우는 일이 시급하다. 우현선(서울 중랑구 망우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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