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의 창/캐나다]다민족 서로 포용…반목없이 조화

  • 입력 1997년 6월 23일 08시 25분


캐나다는 인종전시장이다. 원주민들의 땅에 영국 프랑스 등 유럽계는 물론 아시아 아프리카 등 전세계에서 이민 온 70개 이상의 인종으로 구성돼 있다. 밴쿠버는 최근 홍콩의 중국반환을 앞두고 중국계 이민이 급증해 1백80만 인구 중 40만명 정도가 중국계여서 「홍쿠버」라 불리기도 한다. 이러한 다양한 인종이 조화를 이루며 공존하는 기본원칙이있다면바로질서와복합문화다. 자연경관이 뛰어나 수많은 관광객이 찾아드는 밴쿠버의 대표적 관광명소로 밴쿠버섬이 있다. 남한의 3분의 1 크기에 달하는 이 섬을 찾는 관광객들은 우선 밴쿠버시와 이 섬을 연결하는 여객선 페리호의 웅장함과 질서정연함에 놀라게 된다. 5백대의 차량이 페리호에 승선하고 하선하는 시간이 10분밖에 걸리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질서가 이민족간에 조화를 이루며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묵계라 하겠다. 캐나다는 다민족이 서로 존중하고 포용하는 복합문화의 나라다. 복합문화는 이민자들이 자신의 전통을 버리고 하나의 문화로 흡수되는 미국의 대중문화와는 크게 다르다. 복합문화는 각 민족이 자신들의 고유전통을 지키되 조화를 이루는 그야말로 모자이크 문화다. 지난 71년에 정부정책으로 채택돼 88년에 입법화됐으며 캐나다의 교육 행정 문화 예술 등 모든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큰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 안내자료에 의하면 전체 학생 2백20명이 가정에서 사용하는 언어가 31개국어라고 한다. 어린 시절 학교교육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상대방을 존중해주는 관용을 배우는 것이다. 학교 교훈도 「자신과 상대방을 존중하라」다. 귀국 후 한국의 치열한 경쟁이 아른거려 방과 후 국어 등 한국 교과과정의 공부를 시키느라 아내도 바쁘고 아이들도 안쓰럽다. 하지만 필자는 기대하고 있다. 우리 아이들이 경쟁에서는 어떨지 모르지만 상대방을 존중하며 함께 사는 사회의 훌륭한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김성수<밴쿠버무역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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