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화 신바드의 모험 〈44〉
세번째 항해에서 알거지가 되어 돌아올 줄로 알았던 나는 두번째 항해에서 잃어버렸던 물건을 되찾았기 때문에 뜻밖의 밑천을 얻게 되었습니다. 나는 장사 수완을 최대한 발휘하여 상품들을 팔았으므로 막대한 이익을 손에 넣었습니다. 정말이지 그때처럼 기뻤던 적도 드물었습니다. 갖가지 위험에서 목숨을 구한 것이며, 잃어버린 물건을 되찾은 행운을 생각하면 기쁘기 한량없었습니다.
배가 섬에 정박할 때마다 우리 일행은 장사를 계속하였습니다. 그렇게 항해를 계속한 끝에 마침내 우리는 인도에 도착하였습니다. 거기서는 정향, 새앙, 그밖에도 갖가지 귀한 향료들을 사들였습니다. 그리고 인도에서 사들인 것들은 신도에 가서 되팔았습니다. 신도에서는 또 다른 갖가지 진귀한 상품들을 사들였습니다.
인도와 신도 근처 바다에는 이루 다 말씀드릴 수도 없는 진기하고 불가사의한 것들이 많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잊을 수없는 것은 소처럼 생긴 물고기였습니다. 그 물고기는 새끼를 낳는데 사람처럼 젖을 먹여 키운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곳 사람들은 그 물고기의 가죽을 가지고 방패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당나귀나 낙타처럼 생긴 물고기도 있었습니다. 길이가 이십 척이나 되는 거북도 있었는데 사람들이 하는 말에 따르면 그 거북의 나이는 적어도 삼천 년은 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조개껍데기에서 태어나는 새도 있었는데, 그 새는 바다에서 알을 낳고 새끼를 까는데 절대로 뭍으로 올라오는 일이 없다고 합니다.
우리 일행의 여행은 계속되었습니다. 전능하신 알라의 축복을 받아 우리가 탄 배는 순풍을 받으며 항해를 계속한 끝에 무사히 바소라에 당도하였습니다. 바소라에서 나는 두 달 남짓 묵으면서 물건들을 팔았습니다. 물건을 팔아넘기고 대금을 모두 수금한 뒤 나는 곧 바그다드로 돌아왔습니다. 집안 식구들과 일가친척 그리고 친구들이 몰려와 나의 귀가를 기뻐해 주었습니다.
세번째 항해에서 내가 벌어온 재물은 의외로 컸습니다. 그 돈으로 나는 비옥한 땅이 딸린 넓은 영지며 정원이며 수많은 가축을 샀습니다. 그리고 친척들과 친구들에게는 값비싼 선물들을 나누어 주고 젊은이들에게는 행하(行下)를 뿌렸습니다. 뿐만 아니라 형편이 어려운 과부들과 고아들에게는 옷을 나누어 주기도 하였습니다. 이것이 나의 세번째 항해 이야기입니다.
이야기를 마친 주인은 입을 다물었다. 그때까지 그의 이야기를 경청했던 사람들은 그 희한한 이야기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잠시 후 주인은 다시 입을 열었다.
『알라의 뜻이라면 내일도 나는 여러분을 모시고 나의 네번째 항해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정말이지 저의 네번째 항해 이야기는 지금까지 들려드린 이야기들보다 훨씬 더 희한합니다』
그때 하인들이 식탁을 차리기 시작했다. 일동은 함께 식사를 했다. 식사가 끝나자 뱃사람 신바드는 전과 마찬가지로 하인에게 지시하여 짐꾼 신바드에게 금화 백 디나르를 주도록 하였다. 짐꾼 신바드는 더없이 기뻤다. 그러한 그에게 주인은 말했다.
『형제여! 그대가 내일 또 와 준다면 이 늙은 것은 더없이 기쁠 것이네』
<글:하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