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TV3사 「9시뉴스」가볍게…연성뉴스 대부분

  • 입력 1997년 4월 2일 07시 56분


[김갑식기자] TV 3사의 「9시 뉴스」가 흥미위주의 자극적이거나 가벼운 소재의 뉴스 비중이 늘어나는 등 연성화가 심화하고 있으며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은 방송사에 따라 시각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는 한국여성단체협의회의 매스컴 모니터회가 지난달 17∼21일5일간 TV 3사 9시 뉴스의 모니터를 통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드러났다. TV 3사는 이 기간중 「건강하게 삽시다」 「경제위기 거품을 걷어내자」(KBS) 「습관이 병을 부른다」 「1원의 경제학」(MBC) 「혼례문화 이대로는 안된다」(SBS) 등 기획시리즈의 대부분을 연성 뉴스에 할애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건강과 관련한 뉴스는 시청자들의 주요 관심사라는 이유로 기획기사 외에도 2,3개의 꼭지가 추가로 이어져 지나치다는 지적을 받았다. 연성화와 함께 선정성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대표적 경우가 SBS 「일본 10대 여학생 매춘성행」 「버려진 혼혈아」 「태국마약 중독자 난동」 「성적부담 잇단 자살」 KBS 「외설연극 논란」 등이다. 키스 장면이나 여배우가 옷을 벗는 대목을 과다하게 노출하거나 「성적부담…」에서는 기자가 뛰어내리는 장면을 연출하며 창문으로 몸을 내민 뒤 병을 떨어뜨려 깨뜨리는 등 선정성이 지나쳤다는 것이다.이 보고서는 또 정치적으로 민감한 뉴스에 대한 보도태도의 차이도 심각한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3월18일 김현철씨 사건 보도에서는 MBC가 검찰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을 강도높게 전달하며 한보게이트에 대한 재수사의 필요성을 비중있게 다룬 반면 KBS와 SBS는 소환을 늦추고 주변인물에 대해 계좌추적을 한다는 식으로 처리했다. 3월20일 MBC가 검찰과 국회의 한보수사자료 제출을 둘러싼 갈등을 보도했지만 KBS와 SBS는 아예 다루지 않았다. 또 TV 3사는 신문이 비중있게 보도한 현철씨의 KBS와 MBC 인사개입 등 언론개입설을 「어느 방송사」라는 구체적 언급없이 다뤄 「서로 봐주기」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와 함께 「치매1,2」(KBS) 「이중상 제거방송」(MBC) 「소년소녀가장돕기」(SBS) 등 자사 프로와 관련된 뉴스를 잇따라 방영하고 있는 홍보성 기사도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다. 방송관계자들은 보고서의 지적대로 『지난 3월부터 TV 3사의 뉴스가 9시대에 동시편성으로 시청률 경쟁이 심화하면서 뉴스의 선정성과 연성화가 두드러지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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