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PC통신에선]대학생 과외지도

  • 입력 1997년 3월 27일 07시 40분


▼ 용돈핑계 기형교육 부채질 곤란 동네 벽보판마다 어김없이 나붙은 안내문. 「대 과 학번, 지도경험 다수, 국영수 성실지도」 대충 이런 내용이다. 삐삐번호까지 친절하게 적어주는 호객행위도 마다하지 않는다. 소위 일류라는 「스카이(SKY)대」 학생이면 과외유혹에 시달린다. 마음만 고쳐먹으면 입시에 쏟았던 투자비를 빼고도 남는 「장사」다. 짭짤한 수입에 현혹돼 휴대전화에 자동차까지 몰고 다니는 인간들도 있다. 이런 수입이 향락에도 쓰인다니 너무 슬프지 않은가. 「망국병」이라고까지 불리는 과외. 눈곱을 비벼가며 영어 수학에 매달리는 후배들이 안쓰럽지도 않은가. 과외비 대느라 부업전선에 나서는 이땅의 엄마들이 안타깝지도 않은가. 저소득층 학생들이 갖는 위화감 패배감은 어쩌랴. 철딱서니없이 부모라도 원망한다면 곤혹스럽다. 대학생이라면 우리 사회에서 웬만큼 의식있는 계층으로 손꼽힌다. 입시지옥을 헤치느라 스스로 멍든 인생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과외로 교육을 망치는데 앞장선다면 자가당착이다. 저 하나 잘되자고 과외를 부추긴대서야 말이 되는가. 용돈을 핑계로 후배들을 편협한 교육현실로 내몰지 말자. 과외 말고도 떳떳한 아르바이트가 많지 않은가. (유니텔ID·이런날엔·ioryovic) ▼ 등록금-생활비 마련 대안없어 중고생 자녀를 둔 이땅의 부모들에게 말해보라. 『과외는 교육을 망치는 원흉이니 절대 시키지 말라』고. 아마 『속모르는 소리 말라』는 핀잔이나 듣기 딱 알맞을 게다. 입시는 엄연한 현실이다. 과외를 외면하기란 사실상 힘들다. 그렇다고 중고생 모두가 값비싼 전문과외를 받을 형편은 못된다. 저렴한 대학생 과외가 학업성적을 올리는데 일조한다면 나쁠건 없다. 선배로서 지식과 경험을 전수해 도움이 된다면 그도 좋지 않은가. 그러면서 어려운 경제에 보탬을 받을 수 있으니 더욱 바람직하다. 요즘 대학 등록금 수준이 어떤가. 웬만한 중산층이라도 엄두를 내기 힘들 정도다. 그런데도 대학을 나와야만 사람대접 받는게 현실이다. 더구나 도시로 옮겨와 대학 다니는 시골출신들은 어떻겠는가. 상당수가 학비는 고사하고 생활비도 마련하기 힘든 실정이다. 장학금을 받는다 해도 턱없이 모자라는 생활비는 어떡하란 말인가. 편의점 커피숍 아르바이트도 있지만 제대로 돈이 되지 않는다. 그나마 수입이 좋은 과외의 유혹을 뿌리치기란 어렵다. 과외가 아니면 휴학을 해야 하는 학생들도 만만치 않은게 현실이다. 그들에게 더이상 사치스런 권유를 강요해서는 안된다. (유니텔ID·한성완·추억사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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