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전금순/음식찌꺼기 시골 가축먹이로 활용을

  • 입력 1997년 3월 25일 07시 52분


결혼해 시부모님을 모시고 농사를 지으며 살았다. 가축을 많이 키우다보니 살림하면서 버릴 것이 하나도 없었다. 지금의 도시에서 처럼 음식쓰레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 갓결혼 하고는 습관이 안돼 모르고 쌀뜨물을 그냥 버렸다. 하수구를 통해 나가면 바로 논이었는데 갑자기 논바닥이 뿌옇게 되자 아버님께서 보시고 뜨물을 받아 소에게 먹이면 애들한테 우유를 먹이는 것과 같다며 꾸중을 하셨다. 어쩌다 밥찌꺼기라도 나가면 거무튀튀한 논바닥에 유난히도 하얗게 눈에 띄어 설거지후엔 논바닥을 한번씩 점검하기도 했다. 시골생활 11년만에 도시로 이사를 하니 음식찌꺼기와 뜨물을 버릴수가 없어 걱정이었다. 미용에 좋다기에 뜨물은 받아놓았다가 가라앉힌 후 얼굴을 씻은 뒤 버리거나 화분에 뿌려주었다. 그런데 음식찌꺼기가 문제였다. 아이들이 먹다 남긴 밥이라든가 도시락반찬 남은 것, 생선 찌꺼기 등이 처치곤란이었다. 생각끝에 시골에서 강아지를 한마리 데려왔다. 좁은 아파트 공간에서 강아지를 키우다 보니 뒷일이 더 심각했다. 냄새도 심하고 시끄러워 이웃에 폐가 됐다. 그래서 강아지를 다시 돌려보내고 음식찌꺼기는 냉동실에 얼리기로 했다. 그날 그날 남은 음식은 비닐봉투에 넣어 얼렸다가 매주 토요일엔 배낭에 넣어 시골로 간다. 가마솥에 넣고 끓여 5마리의 개에게 나누어주니 고민거리가 모두 해결이 됐다. 전금순(충남 공주시 신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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