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기근과 경제난에 빠져있는 북한의 운명은 어떤 모습으로 정리될 수 있을까.
월스트리트 저널은 27일 북한의 위기상황에 따른 세가지 가상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한국과 미국 일본 등 관련국가들이 이들 상황에 대한 대비를 소홀히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저널지가 제시한 시나리오는 △북한의 남침에 의한 한반도 통일 △북한의 붕괴와 대량 난민발생 △외부원조에 따른 북한의 외교적 양보 등 세가지. 다음은 이들 시나리오의 요약.
우선 북한의 남침시나리오에 따르면 휴전선에서 북한의 1백70㎜ 장거리포가 일제히 포문을 열면서 제2의 한국전이 발발한다. 북한은 동시에 잠수함과 함정을 동원한 해상공격을 시작하고 이에 맞선 미국은 B2 스텔스폭격기와 F117스텔스기 크루즈미사일 등을 동원해 북한군 지휘소와 통제시스템을 파괴한다. 미국 항공모함에서 발진한 전투기들이 북한군의 진로를 차단하는 동시에 대전차 아파치 헬기의 지원아래 반격이 시작된다. 그 결과 한반도는 어느 한쪽에 의한 무력통일이 이뤄진다.
두번째 시나리오는 좀 더 현실적이다. 즉 북한의 식량난이 심화되면서 북한을 탈출하는 난민들이 홍수처럼 중국으로 몰려들고 2만명의 보트피플이 일본해안에 상륙한다. 그 결과 북한은 내부혼란으로 붕괴에 이르게 된다.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데도 불구하고 일본은 아직 난민처리를 위한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 한국은 난민센터를 차리고 1조달러에 달하는 통일비용 마련을 위해 국제사회에 호소한다(이 시나리오의 문제점은 한국이 예산을 확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세번째 시나리오는 북한의 양보. 이 시나리오는 관련국들에 가장 편할 뿐만아니라 고통도 거의 없다. 북한은 인권신장과 무기수출 및 테러포기 등의 양보로 미국과 국교를 수립한다. 일본은 즉시 수십억달러를 2차대전 배상금으로 북한에 지불한다. 한국 대기업들의 북한투자가 러시를 이룬다. 중국은 화교들에게 북한에 투자를 하도록 독려한다. 북한은 경제를 회복하면서 그럭저럭 살아가게 된다.
저널지는 많은 전문가들이 세번째 시나리오를 선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하고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주변 3국도 그들의 앞마당에 강력한 통일국가가 형성되는 것이나 북한의 붕괴에 따른 대혼란이 일어나는 것을 바라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세번째 시나리오로 가장 덕을 많이 보는 나라는 미국이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미국은 한반도에서 영향력을 계속 발휘하면서 경비가 많이 드는 주한미군을 철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뉴욕〓이규민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