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窓］울산에 온 陳노동 『사면초가』

[울산〓李基洪 기자] 24일 오전11시 반경 경남 울산시 현대자동차 노조사무실 앞. 전국 주요 업체 노사대표와의 간담회를 갖기 위해 이날 울산을 방문한 陳稔(진념)노동부장관이 차에서 내리자마자 한 노조원이 뛰어나오며 『「잡념」은 물러가라』고 구호를 외쳤다. 당황해 하는 진장관에게 朱容寬(주용관)노조부위원장이 『지금 정갑득위원장이 부재중이고 보시다시피 지금은 대화할 분위기가 아니다. 다음에 다시 대화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며 대화거부 의사를 분명히 전하자 진장관은 악수를 청한 뒤 굳은 표정으로 돌아섰다. 이날 오후에 찾아간 현대중공업노조사무실 앞에서도 같은 상황이 반복됐다. 진장관이 치른 곤욕은 이뿐만이 아니다. 오찬을 겸해 현대자동차경영진과 가진 간담회에서도 밝은 얘기는 나오지 않았다. 金守中(김수중)부사장은 『노동법개정은 우리 경제를 위해 꼭 필요했다』며 『하지만 (정부 여당이)모든 절차를 거치며 법을 통과시켰다면 이처럼 파업까지 갔겠느냐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간접적으로 정부여당의 노동법날치기통과를 원망했다. 그는 또 『장관께 꼭 건의하고 싶은 점은 재개정이든 어떤 형태든간에 이번 파문이 빨리 끝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에앞서 이날 오전 울산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업인들과의 간담회에서도 『중소기업은 인력난 때문에 정리해고시킬 여유도 없는데 괜히 노동법 개정 때문에 피해만 본다』 『불법파업이 계속되는데도 법치국가에서 법집행을 제대로 못한다』는 등의 비판이 제기됐다. 진장관은 이날 만나는 사람 마다 『경제를 살리고 노사가 함께 이기기위해선 노동법개정이 불가피했다』며 소신을 피력했으나 사면초가(四面楚歌)에 처한 상황때문인지 표정은 내내 굳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