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책세상]美 서점가 또 「크라이튼 열풍」

  • 입력 1997년 1월 22일 20시 51분


「鄭恩玲 기자」 97년 1월 미국서점가에서 베스트셀러 1위의 소설은 어느 것일까. 인터넷과 잡지를 통해 전세계 6백여개 신문사에 베스트셀러정보를 제공하는 출판전문지 「퍼블리셔스 위클리」(http://www.bookwire.com)는 올들어 소설분야 1위로 줄곧 마이클 크라이튼의 신작 「기체(機體,Airframe)」를 꼽고 있다.크노프간. 「쥐라기공원」으로 널리 알려진 크라이튼이 95년 「잃어버린 세계」집필이후 1년여만에 출간한 이 소설은 지난해 12월 중순 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 2위로 떠올라 12월30일 이래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다. 「기체」는 오늘날 버스만큼이나 보편화된 비행기의 안전사고와 대기업의 부정, 황색저널리즘의 행태 등이 다중으로 얽힌 추리물이다. 어느날 새벽 기체이상으로 홍콩국적의 민간항공기가 미국의 한 국제공항에 비상착륙한다. 미항공국(FAA)의 당직사관인 다니엘 그린에게 보고된 최초상황은 「사고(Accident)」도 아닌 「사건(Incident)」. 그러나 현장에 도착한 그린은 사태가 조종사가 보고했던 것처럼 단순하지 않음을 직감한다. 사망자3명 부상자56명의 참사를 빚은 이 비행기는 수령이 겨우 5년밖에 안된 미국산이었던 것. 조사에 착수한 미항공국 관리들은 그러나 첫걸음부터 미궁에 빠진다. 사고원인이 기체결함에 있었다는 것을 은폐하기 위해 비행기제작회사가 여기저기 함정을 쳐놓는가 하면 TV기자 등 언론을 교묘하게 이용하기 때문이다. 이에 맞서 미항공국의 젊은 조사관들과 신문기자들은 집요하게 사고원인을 추적하는데…. 크라이튼은 발간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가장 정교한 산업이라고 할 수 있는 비행기 제조업과 진실을 밝힐 수도 또 조작할 수도 있는 언론에 관한 이야기를 한데 얽어보고 싶다는 것이 집필의도였다』고 밝혔다. 비평가들은 「기체」의 인기비결에 대해 현대인들의 비행기사고에 대한 불안심리를 절묘하게 포착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크라이튼이 소설속에서 지적한 대로 미국에서는 매년 4%씩 비행기 이용객이 늘어나지만 안전도는 그에 반비례해서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크라이튼이 포착한 독자심리는 결코 사고에 대한 두려움에 그치지 않는다. 미국에서 기술이전을 받아 이제는 미국을 위협하는 경쟁국이 된 아시아국가에 대한 비난이 소설속에 은밀히 깔려 미국독자들을 끌어당기고 있기 때문이다. 크라이튼은 『하이테크나 고부가가치업종을 수출하는 것은 대단히 그릇된 정책이다. 그런데 우리 미국은 이 두가지를 모두 하고 있다』고 자신의 솔직한 견해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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