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일기]꼭 입원해야 되나요?

  • 입력 1997년 1월 5일 20시 05분


30대 초반인 김씨는 주말에 가족과 함께 서울 근교로 등산을 갔다가 그만 발을 헛디뎌 미끄러지고 말았다. 정신을 차려 일어서려는데 오른쪽 무릎에 심한 통증을 느꼈다. 부인의 부축으로 간신히 집으로 돌아왔으나 다음날 아침에도 무릎의 통증은 여전했고 부기는 더욱 심해졌다. 결근을 하려고 마음 먹었으나 연말 수출비상으로 워낙 바쁜 회사일이 눈에 아른거려 도저히 쉴 수가 없었다. 평소 다니던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은 결과 무릎 인대가 끊어졌다면서 수술이 필요하니 적어도 1주일 이상 입원해야 한다고 하였다. 큰 낭패였다. 이리저리 수소문한 끝에 김씨의 대학선배가 우리 병원을 소개해 주었다. 그는 다짜고짜 입원을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그리고 회사를 쉬지 않게 해 달라고 부탁했다. 부기 때문에 당장 수술도 할 수 없어 무릎에 간단한 보조기를 채우고 회사에 출근해서 일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예약된 날 그는 일찍 입원해 인대 재건수술을 받고 저녁에 퇴원하였다. 다음날부터 그는 회사에 나가 일을 할 수 있었다. 통원수술이 가져다 준 시간절약을 그는 충분히 누렸다. 정형외과에서 하는 치료 가운데 여러 경우 통원수술을 할 수 있다. 골절환자 치료도 그 가운데 하나다. 남편의 사업을 뒷바라지 하기 위해 바쁘게 미국에서 귀국한 28세의 젊은 주부는 목욕탕에서 미끄러지면서 오른팔 뼈가 부러지고 손목 관절이 탈구되었다. 그녀는 미국에서 흔한 통원수술 병원을 찾았으나 그것이 쉽지 않아 며칠간 다른 병원에서 마지못해 입원을 해야 했다. 그녀는 뒤늦게 우리 병원을 찾아와 무료하게 보낸 1주일을 아까워했다. 인대가 끊어지고 뼈가 부러지면 응당 입원을 하고 치료해야 한다는 종래의 생각은 바뀌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정형외과 개원가에서도 통원수술 클리닉이 하나둘 생겨나고 있다. 통원수술을 위해서는 수술전검사가 완전해야 하고 수술중 질병 감염의 위험이 없어야 하며 수술기술이 좋아야 한다. 이것은 물론 전적으로 전문의가 맡아야 할 몫이다. ☎ 02―595―4946,7 김 준 식<정형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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