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레이더]고노 요헤이 日 自民전총재

  • 입력 1996년 12월 27일 21시 29분


「東京〓李東官특파원」 지난 10월 총선에서 승리, 3년3개월여만에 단독 집권에 성공한 일본 자민당이 「독자색(色)발휘」를 이유로 계속 보수우경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학교 교과서에서 종군위안부 관련 기술을 삭제해야 한다는 망언, 독도영유권에 대한 강경 주장, 선거 패배지역에 예산배분을 줄이겠다는 「보복예산」구상, 족(族)의원 및 당내 파벌의 부활 등…. 고노 요헤이(河野洋平·60·사진)전총재(전외상)는 이같은 자민당의 「폭주(暴走)」를 당내 각종 회의에서 견제, 비판해 눈길을 끈다. 다나카 스캔들 직후인 지난 76년 자민당을 이탈, 10년간 「신(新)자유클럽」을 이끌었던 그는 당내 비둘기파의 상징. 자민당이 93년 총선에서 참패하자 「깨끗한 이미지」를 앞세워 총재에 선출됐지만 연정체제 때문에 총리직에 오르지 못하는 불운을 겪었다. 그러나 그는 관방장관시절 종군위안부의 강제성을 인정하는 일본정부 조사결과를 발표했고 자민당 총재시절엔 파벌 해체를 성공시켰다. 韓昇洲(한승주)전외무장관에게 2002년 월드컵 한일공동개최를 제시한 것도 그였다. 그는 지난 19일 원로 언론인 모임인 지요다(千代田)클럽 강연에서 독도영유권문제 등과 관련, 『한국 중국과 서양을 다른 기준으로 대하는 이중기준은 곤란하다』고 일본의 대(對)아시아 외교자세를 비판했다. 이어 26일 아사히신문과의 회견에서는 종군위안부 문제와 관련, 『사실을 정확하게 가르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당내 보수파의 역사인식을 통렬히 비판했다. 그는 『권력을 잡았다고 교만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자민당의 폭주가 계속되면 93년 총선 같은 패배를 다시 겪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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