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고속철 경주역선정 울산-포항 갈등 심화

  • 입력 1996년 12월 21일 09시 55분


「경주〓金鎭九기자」 경부고속철도 경주경유 노선 선정을 둘러싸고 경북 포항과 경남 울산시가 자기 지역쪽으로 보다 가깝게 노선을 끌어들이기 위해 실력행사에 나서는 등 갈등을 겪고 있다. 그동안 경주역사(驛舍)와 노선 선정이 장기 표류하다 최근 건설교통부가 「경주시 건천읍 화천리」로 역사위치를 내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포항은 이를 적극 환영하고 나선 반면 울산쪽은 실력저지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 특히 지난 18일 경주에서 열린 「고속철 공청회」가 시의원과 상공인들이 주축이 된 1백여 울산시민들의 거센 항의와 저지로 무산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포항과 울산이 「경주 땅」에 들어설 역사를 놓고 이처럼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은 역사가 멀수록 경제활동에 불리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화천리 역사를 결사반대하고 있는 울산측은 광역시 승격과 월드컵경기 유치와 더불어 고속철의 울산 접근을 지역경제 활성화의 「3대첩경」으로 설정하고 있는 형편이다. 울산측은 고속철의 경주통과가 한창 논란을 불러일으키던 당시 「울산역」을 대안으로 내놓는 등 기민하게 대응했고 적어도 경주와 울산에 고속철이 번갈아 정차하도록 「격역 통과제」를 주장하기도 했다. 이처럼 울산이 고속철에 집착하는데는 국내경제에서 울산이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할 때 고속철과 최소한의 접근성이 보장되는 경주시 내남면 일대에라도 역사가 들어서야 한다는 주장이 바탕이 되고 있다. 그러나 포항쪽 사회단체들은 「경주 화천리 역사」를 적극 환영하는 성명을 잇따라 내놓아 대조를 보이고 있다. 한편 경주상공회의소 관계자는 『문화재파괴 논란으로 표류하던 고속철 경주 통과노선 결정이 인근지역의 이기주의까지 가세해 또다시 뒤로 밀려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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