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窓]『신장병아이들아, 용기잃지 말아라』

  • 입력 1996년 12월 20일 19시 33분


『루돌프 사슴코는 매우 반짝이는 코, 만일 내가 봤다면…』 20일 오후 3시 서울 마포구 공덕동 동방빌딩 6층강당. 신장병을 앓고 있는 20여명의 아이들이 「송년맞이 신장병어린이 위안잔치」에서 부모와 함께 캐럴을 부르고 게임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날 행사는 사랑의 장기기증 운동본부(본부장 朴鎭卓·박진탁)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신장병 어린이들의 투병생활을 격려하고 부모들을 위로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행사를 함께 주최한 신장병어린이 후원회 李慶儀(이경의·51)회장은 『평소 병에 시달리던 아이들이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용기를 되찾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행사를 마련했다』며 『오늘만큼은 아무 걱정없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탤런트 유퉁씨와 LG씨름단소속 김경수 임종구선수 등이 나와 아이들과 함께 노래도 부르고 게임도 하며 어린이들을 격려했다. 산타클로스모자를 쓰고 달과 별모양의 이름표를 달고 있는 아이들은 대부분 얼굴이 창백한데다 자유스럽게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몸이 불편했지만 시종 웃음을 잃지 않았다. 다른 아이들과 함께 박수를 치며 노래를 부르던 최현준군(12)은 『친구들과 함께 뛰어노는 것이 가장 큰 소원』이라며 게임에 열중했다. 투석을 시작한지 1년 가까이 된 최군은 유난히 키와 몸이 왜소해 보였다. 운동본부의 한 관계자는 『신장병을 앓으면 성장이 더뎌 같은 또래 아이들보다 다섯살정도는 어려 보인다』고 귀띔해 주었다. 이날 모임에는 이들과 같은 신장병을 앓다 이식수술을 받고 지금은 건강하게 살고 있는 5,6명의 아이들이 자리를 함께 해 투병중인 친구들에게 용기를 줬다. 지난해에 이식수술을 받은 김현식 정식(18) 쌍둥이 형제는 『우리도 작년에는 이렇게 힘든 병을 앓았다』면서 『다른 아이들도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申致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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