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도로평화 십계명」이란…

  • 입력 1996년 12월 13일 19시 37분


▼십계명(十誡命)이라고 하면 우리는 하느님이 2개의 돌판에 새겨 모세에게 주었다는 열가지 종교적 교훈목록을 떠올린다. 기독교의 십계명은 교파(敎派)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신앙교육 특히 어린이들을 위한 신앙교육에 중요한 부분으로 교리문답서에 포함돼 있다. 불교에도 십계가 있다. 속인 승려 보살이 각각 지켜야 할 십계가 따로 있는데 속인이 지켜야 할 십계는 십선계(十善戒)라고 한다 ▼최근 영국의 기독교 도로안전협회가 도로평화 십계명을 공표해 화제가 되고 있다. 도로평화 십계명은 성경의 교훈을 빌려 고속도로에서 운전자간의 다툼, 다시 말해 「도로 격노(道路 激怒)」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고 도로에서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운전자간의 다툼이 급기야 살인으로까지 번지는 등 최근 「도로 격노」로 인한 교통사고가 늘어나고 있는 실정을 감안해 마련한 것이다 ▼도로평화 십계명은 기도하는 마음으로 운전을 시작하고 감사의 기도로 운전을 끝내라고 주문하고 있다. 늦게 출발하면 늦게 도착할 요량을 하고 알코올은 운전자가 아닌 라디에이터를 위한 것임을 명심하라고 당부하고 있다. 또 끼어들 때 감사 또는 사과의 표시로 손흔들기, 차간거리 유지, 다른 차가 끼어들 때 절대 가속금지, 경찰순찰차의 갑작스런 출현에 기분 상하지않기 등의 내용으로 돼 있다 ▼영국은 교통질서를 잘 지키고 양보운전이 일상화된 신사(紳士)의 나라로 알려져 있다. 영국을 여행했거나 살다온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영국의 도로교통 사정은 우리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안전하고 편안한 편이다. 그런데도 종교계에서 도로평화 십계명을 내놓은 것을 보면 영국에서도 경찰 단속만으로는 교통규칙과 운전예절을 안지키는 악덕(惡德)운전자들을 근절하기 어려운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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