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스케치]「도전 지구탐험대」…위험속출『장난아니네』

  • 입력 1996년 12월 12일 19시 57분


「琴東根기자」 『목숨 걸고 뛰어내렸습니다』 멕시코 남부 태평양연안 아카풀코의 「죽음의 절벽」에서 35m 높이의 다이빙에 도전, 당당히 성공을 거두는 모습이 KBS2 「도전 지구탐험대」(일요일 오전9.50) 시간에 방영돼 시청자들의 뜨거운 갈채를 이끌어냈던 탤런트 정동남. 그는 TV방영 뒤 가진 인터뷰에서 『다시는 「그런 짓」 하기 싫다』고 심정을 털어놨다. 연예인들의 「치열한」, 때로는 「위험천만한」 도전이 펼쳐지는 무대인 「도전…」이 시청자들에게 스릴 안타까움 통쾌함 등 갖가지 감정을 불러 일으키며 잔잔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인기의 이면에서 출연자 및 제작진은 정동남의 고백처럼 말로 다 못할 고생을 토로하고 있다. 네팔로 석청(石淸)채취를 경험하러 갔던 탤런트 오지영은 급류를 헤쳐나가다 귀에 물이 들어가 중이염에 걸렸으며 역시 네팔 셰르파족의 생활에 뛰어들었던 영화배우 하재영은 고산병에 걸려 중도하차해야만 했다. 영화 「무릎과 무릎사이」의 주인공 이보희는 수 ㎞를 무릎을 꿇고 절을 하며 나아가는 티베트의 성지순례에 참가했다가 무릎이 다 까지기도 했다. 미국으로 파도타기를 하러 갔던 탤런트 손창민은 연일 거듭되는 강훈으로 힘을 소진, 제작진의 눈을 피해 해변에서 잠시 쉬다가 바다에 빠진 줄로 착각한 제작진이 한동안 그를 찾아 헤매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미국 스턴트맨의 생활에 뛰어들었던 탤런트 박세준은 20m높이의 절벽에서 뛰어내리다 목을 다쳤다. 이같은 위험 때문에 제작진은 도전에 나서는 출연자들은 출국전 반드시 생명보험에 들어야한다는 원칙을 정해놨을 정도. 고생은 비단 출연자들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스태프 중 한 명은 아프리카로 촬영을 갔다가 말라리아에 걸렸다. 파키스탄에 갔던 한 연출자는 다리를 쥐벼룩에게 고스란히 「헌상」했다. 이 연출자는 흉터를 본 부인이 『에이즈에 걸린 것 아니냐』고 의심해 한 동안 고생을 했다고. 오지로 갔을 때 안내원이나 통역을 구하지 못해 고생할 때도 많다. 그래도 촬영을 무사히 마치게 되는 경우는 그나마 다행이다. 아프리카 늪지대 원주민 생활을 제작하러 갔던 팀은 5일간 밀림을 헤치고 고생 끝에 목적지에 당도했지만 가뭄이 들어 원주민들이 살고 있지 않아 허탈하게 발길을 되돌려야만 했다. 이들 출연자들과 제작진에 가장 위협적인 것은 풍토병. 김찬호PD는 『오지로 촬영을 갔다 오면 반드시 혈액검사를 해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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