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화제]26년째 韓服고집 김영덕 서강대명예교수

  • 입력 1996년 12월 6일 19시 57분


「尹鍾求기자」 서강대 물리학과 김영덕명예교수(66)는 요즘 기분이 참 좋다. 이달부터 정부가 매월 첫째 토요일을 「한복입는 날」로 정하고 한복입기를 적극 권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김교수의 한복사랑은 남다르다. 사시사철 한복만을 입어온지 26년. 철따라 입는 한복이 20벌도 넘는다. 멀리서 차림새만 봐도 학생들은 김교수를 알아보고 꾸벅 인사한다. 『70년 한복을 처음 입고 강의실에 들어가니 학생들이 막 웃어대더군요. 괴짜교수로 비쳤나 봐요. 신입생들은 나를 역사나 한문선생으로 아는 수가 많아요.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이 우리옷 입는건 당연한 일 아닌가요. 양복보다 멋있고 편해요』 가만히 보면 김교수의 한복은 모양이 좀 특이하다. 저고리 가슴께에 주머니가 있고 옷고름이 짧다. 저고리가 벌어지지 않도록 안쪽에 찍찍이를 달고 바지에는 지퍼주머니를 만들었다. 묶기가 번거로운 대님에는 똑딱이 단추를 달았다. 옷감도 물빨래가 가능한 양복천이다. 요즘 시중에 나도는 개량한복에 대해 김교수는 몇가지 아쉬운 점을 털어놓는다. 간편함에 밀려 멋이 적어졌다는 것. 『개량한복 중에는 옷고름 대님 동정을 없앤 것이 많아요. 옷고름은 넥타이보다 훨씬 멋있잖아요. 멋은 멋대로 살리면서 간편함을 추구한다면 더 좋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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